동물도 광합성이 가능한 시대가 조만간 열릴지도 모르겠다. 일본 등이 참여한 국제 연구팀은 엽록체를 동물 세포에 이식한 것은 물론, 유의미한 광합성 초기 반응까지 확인해 학계가 주목했다.
일본 도쿄대학교는 31일 발표한 실험 보고서에서 식물의 광합성에 반드시 필요한 엽록체를 동물 세포에 이식하는 실험이 성공을 거뒀다고 전했다. 이렇게 만든 동물 세포로부터 일부 광합성 반응도 관찰됐다.
연구팀은 식물처럼 물과 이산화탄소를 이용해 산소와 영양분을 얻는 동물을 실현하기 위해 실험을 계속해 왔다. 세포가 외부로부터 이물질을 흡수하는 탐식작용에 주목한 연구팀은 햄스터 세포를 특수 환경에서 배양, 탐식작용을 높인 위 조류의 엽록체를 흡수하는 실험을 진행했다.
도쿄대 생명과학부 마츠나가 사치히로 교수는 "세포 내부의 이물질은 보통 반나절 정도면 분해되지만, 우리가 고안한 방법으로 주입한 엽록체는 적어도 2일간 형상을 유지했다"며 "빛을 쬐자 광합성의 초기 반응인 전자의 흐름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 실험 결과는 엽록체가 세포 내부의 물을 분해해 산소를 발생시켰음을 시사한다"며 "향후 개발될 세포 내 산소 검출 장치를 이용해 이번 실험의 성과가 어느 정도였는지 최종적으로 파악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엽록체가 이산화탄소를 흡수해 녹말 등 영양분을 만들어내는 데는 대략 1주일이 소요된다. 연구팀은 엽록체가 동물의 세포 내에서 작용하는 기간을 연장하는 한편, 영양분을 생성하는 데 걸리는 시간을 단축할 기술을 고도화할 예정이다.
마츠나가 교수는 "광합성에 의해 세포가 산소를 자급하게 되면 세포 분열이 빨라져 인공 장기나 배양육을 만들기 쉬워진다"며 "아직은 완성까지 여러 과제가 남았지만 언젠가 광합성을 실현하는 동물 세포가 탄생하면 소나 돼지, 닭 등 가축이나 반려동물의 사료 부담이 크게 줄어들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윤서 기자 lys@sputnik.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