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유의 풍미는 유지하되 지독한 매운맛은 확 줄인 하바네로가 탄생했다. 과학자들이 무려 20년을 들여 완성한 신품종 하바네로에 미식가들의 관심이 집중됐다.
미국 오리건주립대학교는 최근 공식 채널을 통해 풍미는 그대로 살리면서 매운맛은 줄인 새로운 하바네로 2종을 공개했다. 신종 하바네로는 맵지 않다는 의미를 강조한 나타 하타(Notta Hotta) 및 마일드 싱(Mild Thing)으로 명명됐다.
나타 하타와 마일드 싱의 스코빌 척도(Scoville scale), 즉 매운맛 지수는 약 1000이다. 신라면 같은 일반 국물라면들보다 약간 덜 매운 수준이다. 기존 하베네로의 경우 스코빌 척도가 10만에서 35만에 달한다. 하바네로는 미각이 마비되는 얼얼한 맛으로 애호가가 많지만 잘못 먹었다가 응급실에 실려가는 경우도 있다.

오리건주립대 관계자는 "맵지 않은 하바네로가 무슨 의미가 있겠냐 싶겠지만 이 고추는 풍미 때문에 찾는 사람도 많다"며 "너무 매워 도저히 하바네로를 즐기지 못하는 사람들을 위해 스코빌 척도를 확 내린 신품종을 만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나타 하타와 마일드 싱은 태평양 연안의 온난한 기후에서 잘 자라도록 만들어졌다"며 "병충해에 강한 신품종 하바네로를 식재료로 널리 보급하기 위해 현재 품종 특허를 낸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나타 하타와 마일드 싱은 하바네로가 사용되는 기존 요리의 대중화를 가속할 전망이다. 너무 매워 하바네로 요리는 엄두도 못 내는 이들의 호기심을 자극하는 덜 매운 하바네로는 2025년부터 일반에 시판된다.
이윤서 기자 lys@sputnik.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