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처럼 뾰족한 꼬리를 가진 미지의 익룡이 특정됐다. 익룡은 날개 폭이 2m인 초기 소형종부터 무려 10m에 달하는 후기 대형종으로 구분되는데, 지금까지 수수께끼였던 거대화 과정 일부가 밝혀져 학계의 시선이 쏠렸다.

미국과 영국, 독일 고생물학자들로 구성된 연구팀은 19일 국제 학술지 커런트 바이올로지(Current Biology)에 낸 조사 보고서에서 신종 익룡 스키포소라 바바리카(Skiphosoura bavarica)를 소개했다. 연구팀은 화석이 나온 지역 바이에른과 칼끝을 닮은 꼬리에 착안해 스키포소라 바바리카라고 명명했다.

조사를 주도한 영국 런던퀸메리대학교 데이비드 윌리엄 엘리엇 혼 연구원은 "바이에른의 고생물 유적에 잠든 스키포소라 바바리카 화석은 운이 좋게도 거의 온전했다"며 "특히 삼차원적으로 보존돼 살아 있을 당시의 형태를 유지하고 있었다"고 전했다.

초기 소형종 익룡과 후기 대형종 익룡의 진화 수수께끼를 밝혀줄 것으로 기대되는 스키포소라 바바리카의 상상도 <사진=Gabriel Ugueto>

이어 "익룡은 초기 소형종과 후기 대형종 익지룡아목(Pterodactyloidea) 등 두 그룹으로 나뉜다"며 "소형종이 대형종으로 변모한 과정은 그간 미스터리였는데 스키포소라 바바리카 화석이 비밀의 일부를 풀었다"고 덧붙였다.

소형종 및 대형종 익룡은 날개폭 등 몸집의 차이뿐 아니라 여러 특징이 있다. 초기 소형종 익룡은 목과 머리뼈가 짧고 발가락 및 꼬리는 길다. 후기 익지룡아목은 목과 머리뼈가 길고 발가락 및 꼬리는 짧다.

데이비드 연구원은 "양자의 특징은 정반대인데, 이러한 차이가 언제쯤 나타났는지 학자들이 알 만한 정보가 부족했다"며 "2010년 중국에서 발굴된 다르위놉테루스(다위노프테루스, Darwinopterus)가 소형종과 대형종의 중간에 해당해 겨우 둘 사이의 다리가 놓였다"고 설명했다.

자연광(왼쪽) 및 자외선 램프로 투시한 스키포소라 바바리카의 화석 <사진=커런트 바이올로지·Rene Laue>

당시 학자들은 다르위놉테루스의 특징에서 익룡은 우선 머리와 목이 변화하고 그로부터 몸이 변모했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학계가 주목한 중요한 발견이었지만 여전히 다르위놉테루스 전후의 종에서 벌어진 극적인 변화에 대해서는 알 수 없었다.

데이비드 연구원은 "이번에 스키포소라 바바리카의 화석이 발견되면서 그 공백이 딱 메워졌다"며 "진화 계통수상 스키포소라 바바리카는 다르위놉테루스와 익지룡아목 사이에 위치한다. 이로써 소형종에서 대형종에 이르는 익룡의 진화를 이해할 수 있게 됐다"고 강조했다. 

스키포소라 바바리카의 화석 덕분에 소형종 및 대형종 익룡의 진화 과정의 퍼즐이 완성됐다. <사진=커런트 바이올로지>

조사 결과 신종의 머리와 목은 익지룡아목과 많이 닮았으나 발가락이 길고 꼬리는 짧다. 다르위놉테루스에 비하면 익지룡아목에 가깝다. 연구팀은 스키포소라가 다르위놉테루스와 후기 익룡 사이에 위치하며, 스코틀랜드에서 발견된 익룡 데아르크(Dearc)가 초기 익룡과 다르위놉테루스의 중간에 위치한다는 입장이다.

데이비드 연구원은 "초기 익룡이 데아르크, 다시 다르위놉테루스, 스키포소라, 후기 익지룡아목으로 이어졌음을 알 수 있다"며 "이들 화석을 면밀히 관찰하면 익룡의 두개골과 목이 어떻게 길어지고 발가락과 꼬리가 짧아졌는지 규명될 것"이라고 말했다.

정이안 기자 anglee@sputnik.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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