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성 위성 유로파를 탐사할 '유로파 클리퍼'의 발사 일정이 다가오면서 기체에 탑재될 작은 금속판에 관심이 쏠렸다. 미 항공우주국(NASA)의 준비한 금속판은 혹시 존재할지 모를 우주의 지적 생명체에 지구 이야기를 전하기 위해 제작됐다.

NASA는 8일 공식 채널을 통해 오는 10월 10일 발사될 '유로파 클리퍼'에 실릴 작은 금속판을 소개했다. 백금보다 녹는점이 높은 탄탈륨 재질의 판에는 지구인이 우주 지적 생명체에 전하는 메시지가 빼곡하게 수록됐다.

유로파는 지금까지 조사 결과 두꺼운 얼음층 아래 광활한 바다가 존재할 것으로 여겨진다. 제임스웹우주망원경의 최근 관측에서는 생명체의 기본인 탄소까지 검출되면서 유로파의 생명체 존재 가능성을 기대하는 이들이 적잖다. 

유로파 클리퍼에 탑재될 금속판. 한쪽에는 103개 언어로 물을 발음할 때의 파형, 다른 쪽에는 에이다 리몬의 시 등이 새겨졌다. <사진=NASA 공식 홈페이지>

NASA 관계자는 "우리 지구의 생명체들에 필수적인 물을 통해 지구와 유로파를 연결하고자 했다"며 "18~28㎝의 탄탈륨 판 한쪽에는 103개 언어로 물을 발음할 때 발생하는 파형이 새겨졌다"고 전했다.

이어 "각 파형의 한가운데에 자리한 상징물은 미국식 수화로 물을 나타낸다"며 "지구 생명체 입장에서 본 물의 중요성과 보편성을 나타낸 메시지로 얼음층 아래 바다가 있을지도 모르는 유로파와 지구의 연결고리를 강조했다"고 덧붙였다.

금속판의 반대편에는 미국 시인 에이다 리몬(47)의 작품 '신비의 찬미: 유로파를 위한 시(In Praise of Mystery: A Poem for Europa)'를 비롯해 우리은하에 존재하는 지구 외 지적 생명체를 추산하기 위한 드레이크 방정식 등이 각인됐다.

올해 10월 발사되는 유로파 클리퍼 <사진=NASA 공식 홈페이지>

또한 가운데에는 병 주위를 목성의 4대 위성(갈릴레이 위성)이 도는 궤도가 그려졌다. 각 위성에는 NASA가 공개 모집한 우주 마니아 약 260만 명의 이름이 수록된 마이크로칩이 부착된다.

NASA는 이번처럼 여러 탐사선에 특별한 메시지를 담은 기념물을 탑재했다. 유명한 것이 1977년 발사된 쌍둥이 탐사선 '보이저(Voyager)' 1, 2호의 골든 레코드다. 구리로 만든 LP 판에 금을 입힌 30㎝ 크기의 골든 레코드는 50개 언어가 들어갔는데, 이번처럼 우주에 존재할지 모를 생명체에 지구를 소개하는 메시지가 담겼다.

예상대로 '유로파 클리퍼'가 발사될 경우, 인류는 오는 2030년 4월 이후부터 목성과 유로파의 새로운 정보들을 입수할 전망이다. '유로파 클리퍼'는 목성 주회 궤도에 진입한 뒤 수십 차례의 플라이 바이를 반복하며 관측 활동을 벌이며, 4년 뒤인 2034년 유로파 대기권에 진입해 임무를 마치게 된다.

정이안 기자 anglee@sputnik.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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