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몸이 새까만 털로 뒤덮인 극히 희귀한 펭귄이 남대서양 사우스조지아섬에서 포착됐다. 학자들은 검은 색소의 근원인 멜라닌이 과다 생성되는 멜라니즘(melanism), 즉 흑색증 개체일 것으로 추측했다.
야생동물 사진 전문가 이브 아담스(46)는 최근 자신의 인스타그램을 통해 남극 사우스조지아섬에서 직접 촬영한 까만색 킹펭귄(King penguin) 사진을 공개했다. 킹펭귄의 털은 배가 흰색이고 목덜미는 노란색이 일반적인데, 카메라가 담은 개체는 온몸이 새까맣다.
이브 아담스는 "올해도 킹펭귄을 찍기 위해 남극 일대를 돌았다. 그 와중에 킹펭귄 무리 대신 희한한 녀석을 하나 발견했다"며 "킹펭귄 마니아들이라면 깜짝 놀랄 검은 개체는 한눈에도 이질적이어서 신비롭기까지 했다"고 전했다.
킹펭귄 무리에서 멜라니즘 개체가 나오는 건 굉장히 드물다. 더욱이 카메라로 잡아내기는 상당한 운이 따라야 한다고 이브 아담스는 전했다. 멜라니즘은 어두운 색소 멜라닌이 과도해 검은색 깃털이나 털이 생기는 것을 말한다. 이브 아담스가 담아낸 개체는 마치 먹물에 퐁당 빠졌다 나온 듯 온몸이 까맣다.
학계는 멜라니즘이 포유류나 조류에서 이따금 확인되지만 펭귄 흑색증은 상당히 드물다는 점에서 이번 사진에 주목했다. 실제로 이브 아담스가 카메라를 들고 사우스조지아섬을 다닌 것이 여러 해지만 흑색증 개체는 처음 포착됐다.
흑색증을 가진 동물은 백색증(알비니즘, albinism)과 마찬가지로 자연계에서 눈에 띄기 쉽고 포식자의 습격을 당할 위험이 높다. 흑색증은 최상위 포식자도 예외는 아니어서, 인도 삼림국(IFS) 관계자가 지난해 12월 23일 오리사주 심리팔 국립공원에 서식하는 블랙타이거의 사진을 공개해 시선이 집중됐다.
멜라니즘으로 발생하는 블랙타이거는 덩치나 생활 방식이 일반 호랑이와 똑같다. 다만 다른 개체에서 확인되는 통상적인 검은 줄무늬가 비정상적으로 짙거나 두껍게 퍼지는 것이 특징이다.
이윤서 기자 lys@sputnik.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