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만 년 전 아시아 지역에 살았던 신종 고대인류가 특정됐다. 호모 율루엔시스(Homo juluensis)로 명명된 고대인은 소규모 초기 인류 그룹으로, 데니소바인의 동료로 생각된다.

미국 하와이대학교 인류학자 크리스토퍼 배 교수 연구팀은 9일 공개한 조사 보고서에서 약 30만~5만 년 전 동아시아에 정착한 소규모 그룹 호모 율루엔시스를 소개했다. 이번 발견은 지난달 말 국제 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에 먼저 게재됐다.

아시아 전역의 인류 조상에 대해 조사해온 연구팀은 호모 율루엔시스가 플라이스토세 중기부터 후기에 걸쳐 동아시아에 분포한 고인류 데니소바인의 동료라고 추측했다. 연구팀은 근거로 호모 율루엔시스의 치아, 두개골 등 표본의 연대를 들었다. 

데니소바인의 동료로 여겨지는 신종 초기 인류 호모 율루엔시스가 특정됐다. <사진=poxabay>

크리스토퍼 배 교수는 "호모 율루엔시스는 야생마를 사냥하고 아마 석기로 동물의 가죽을 가공하며 살았을 것"이라며 "지금까지 발견된 데니소바인의 뼈 조사에서 확인된 DNA 등 정보가 호모 율루엔시스의 그것과 여러 부분 유사했다"고 전했다.

교수는 "두 고대 인류의 연관성은 충분히 짐작할 수준이지만 확정적인 이야기는 물론 아니다"며 "오래된 화석의 관계를 파악하는 것은 흐릿하고 누가 찍혔는지 불분명한 옛 가족사진을 정리하는 것과 비슷한 어려운 작업"이라고 덧붙였다.

지금까지 한국, 일본, 중국, 동남아시아 지역에서 발굴된 초기 인류의 화석들 <사진=하와이대학교 공식 홈페이지>

지금까지 호모 에렉투스와 네안데르탈인(호모 네안데르탈렌시스), 호모 사피엔스로 분류할 수 없는 화석은 모두 기타 인류로 묶어 왔다. 이번 발견으로 한국이나 중국, 일본, 동남아시아 각지에서 발굴된 고대 인류 화석을 보다 세밀하게 정리하고 관계를 이해할 수 있게 됐다고 학계는 평가했다.

크리스토퍼 배 교수는 "이 프로젝트를 시작할 때만 해도 새로운 인간과 종을 특정해 아시아에서 발굴된 이전 화석을 비교, 새 그룹을 나눌지 예상도 못했다"며 "이번 연구는 인류 조상의 친족 관계에 대한 여러 공백을 메우는 중요한 성과"라고 자평했다.

이윤서 기자 lys@sputnik.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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