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산으로 뒤덮인 목성 위성 이오에는 의외로 마그마의 바다가 존재하지 않을 가능성이 떠올랐다.

미국 사우스웨스트연구소(SwRI)는 19일 이런 내용을 담은 조사 보고서를 발표했다. SwRI 행성학 연구팀은 미 항공우주국(NASA)의 목성 탐사선 주노의 관측 데이터를 분석해 이런 결론을 내렸다.

목성의 유로파와 가니메데, 칼리스토와 더불어 목성의 갈릴레오 위성을 구성하는 이오는 주성의 가장 안쪽 궤도를 도는 관계로 태양계 천체에서 화산활동이 가장 활발하다. 표면에 400개 넘는 화산이 분포하고 지상 망원경으로 볼 수 있을 정도로 격렬한 분화가 이어진다.

학계는 당연히 이오의 표면 아래에 마그마의 바다가 존재할 것으로 여겼다. 다만 여기 의문을 제기하는 학자도 있었는데, SwRI 연구팀의 이번 보고서는 이런 반론에 힘을 실어줄 전망이다.

지난해 12월 주노가 촬영한 목성 위성 이오 <사진=NASA 공식 홈페이지>

SwRI 관계자는 "2016년부터 목성의 주회 탐사와 위성 플라이바이(접근 관측)를 진행 중인 주노는 지난해 12월과 올해 2월 이오 표면에서 불과 약 1500㎞ 거리까지 접근했다"며 "주노에 탑재된 카메라 주노캠(JunoCam)이 촬영한 이미지는 이 천체의 마그마 바다에 관한 새로운 정보를 제공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영상 분석 결과와 목성의 영향에 의한 이오의 조석가열량 추정치를 더한 분석에서 이 천체의 화산활동 에너지원이 마그마 바다일 가능성은 낮게 평가됐다"며 "이는 이오의 표면 아래에 마그마 바다가 흐른다는 기존 가설에 반한다"고 덧붙였다.

이오는 조석가열을 이해하기에 가장 적합한 태양계 천체로 통한다. 거대 가스행성 목성뿐 아니라, 갈릴레이 위성 중에 이오를 제외한 3개 위성 모두 항상 중력의 줄다리기 상태에 있다. 공전궤도가 타원형이기 때문에 목성에서 받는 중력의 세기는 변화무쌍하다.

목성과 주요 위성을 관측 중인 이오 탐사선 <사진=NASA 공식 홈페이지>

SwRI 관계자는 "공전주기 약 42시간마다 지속적으로 당겨지거나 눌려짐으로써 이오 표면이 변형되고 마찰에 의한 조석가열이 발생한다"며 "이 가열량이 매우 크기 때문에 표면 아래에 마그마가 형성된다는 게 그간 정설처럼 통했다"고 전했다.

이어 "이번 조사에서 조석 에너지의 크기가 이오 내부를 전반적으로 녹이기는 충분하지 않아 지하에 마그마 바다가 존재할 가능성은 배제됐다"며 "이오에 마그마 바다가 형성되려면 목성에 의한 조석가열만으로는 불충분하며, 결국 이 천체의 맨틀은 대부분 고체라는 게 이번 조사의 결론"이라고 강조했다.

학계는 이번 발견에 따라 유로파를 비롯해 토성 위성 엔켈라두스, 천왕성의 5대 위성 티타니아, 움브리엘, 아리엘, 미란다, 오베론 등 다른 태양계 위성에 얽힌 가설도 일부 수정될 것으로 전망했다. 엔켈라두스 등은 물이 풍부하고 생명체 존재 가능성이 제기된 만큼 향후 탐사에도 관심이 쏠렸다.

정이안 기자 anglee@sputnik.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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