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0년간 남성의 덩치가 여성보다 2배 빨리 커졌다는 흥미로운 연구 결과가 나왔다. 학계는 인간의 성적 이형이 확대되는 이유에 주목했다.

미국과 영국, 이탈리아 공동 연구팀은 최근 공개한 조사 보고서에서 이같이 밝혔다. 연구팀은 일반적으로 남성이 여성보다 체격이 큰 성별 체격 이형(sexual size dimorphism)의 원인을 알아보는 과정에서 이런 사실을 확인했다.

연구팀은 세계보건기구(WHO)와 연계해 1900년부터 약 100년간 세계 62개국 13만5000명의 데이터를 분석했다. 그 결과 식생활과 건강상태의 개선으로 남녀 모두 신장과 체중이 증가했는데, 연령대에 따른 남녀 체격의 차이가 현격했다.

남성과 여성은 국가나 지역을 막론하고 체격 차이가 난다. 이 차이가 과거 100년에 걸쳐 2배까지 벌어진 것으로 확인됐다. <사진=pixabay>

로햄턴대학교 통계학자 루이스 할시 연구원은 "인간을 포함해 적잖은 생물종은 수컷이 암컷보다 평균 신장이 크고 근육질이고 무겁다"며 "이런 체격 차이는 번식기 수컷이 암컷을 두고 서로 싸우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확실히 체격이 좋은 수컷이 번식기 경쟁에서 이기기 쉽다"면서도 "자연계의 동물들과 달리 인간의 경우 현대에는 이런 다툼이 적어졌는데도 남성의 체격은 계속 커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연구팀은 평균 수명과 교육 수준, 생활 수준을 통해 산출하는 인간개발지수(HDI)를 각국 사람들의 평균 신장, 체중 데이터와 연결했다. HDI는 0에서 1 사이에서 소수점 단위로 점수를 매기는데 0.2포인트 증가할 때마다 여성 신장은 평균 약 1.68㎝, 체중은 약 2.7㎏ 증가했다. 남성의 평균 신장은 약 4.03㎝, 평균 체중은 6.48㎏ 늘어 여성의 2배가 넘었다.

성적 이형의 확대 이유를 알아내는 조사는 성별 건강관리 매뉴얼의 체계화로 이어질 수 있다. <사진=pixabay>

루이스 할시 연구원은 "지난 100년간 남녀의 체격 차이가 벌어지는 이유는 다양하다"며 "각국 여성들이 체격이 좋은 남성을 파트너로 계속 선택한 것이 주된 원인"이라고 주장했다.

연구원은 "이번 조사에서 남성은 상대적으로 유년기 생활 환경의 영향을 받기 쉽고, 체격이 클수록 병을 안기 쉬웠다"며 "남성의 유지보수와 발달에 드는 비용이 증가하는 이유를 면밀히 조사하면 성별에 따른 건강 관리 매뉴얼이 체계화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윤서 기자 lys@sputnik.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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