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를 구성하는 구조인 신경능(neural crest)이 무척추동물인 멍게의 유생에서 발견됐다. 학계는 신경능이 척추동물의 머리 부분을 구성하게 된 진화의 흐름을 알아낼 귀중한 정보라고 주목했다.
일본 코난대학교 신경생물학 연구팀은 23일 낸 조사 보고서에서 사람을 포함한 척추동물의 신경능 구조가 멍게 유생에서 파악됐다고 전했다. 신경능은 척추동물의 발생 과정에서 배형성 직후 일시적으로 나타나는 외배엽성 세포의 집단이다. 세포 형성 및 뇌 구성에 중요한 기능을 해 연구가 활발하다.
코난대 쿠사카베 다케히로 교수는 "사람을 포함한 척추동물의 배아에 존재하면서 뇌 신경계 등을 만드는 신경능 구조가 무척추동물인 멍게에서 확인된 것은 처음"이라며 "이번 발견은 척추동물의 뇌 진화 과정을 알 수 있는 단서가 될 것으로 보인다"고 기대했다
교수는 "신경능은 척추동물의 배아 속을 이동하면서 뇌와 얼굴 근육 등 머리 부분 대부분과 자율신경세포, 색소세포 등을 만드는 중요한 역할을 담당한다"며 "학자들은 척추동물이 신경능을 이용해 머리 부분을 발달시켜 온 것으로 생각할 뿐 정확한 진화 과정은 자세히 알 수 없었다"고 덧붙였다.
연구팀은 척추동물에 가장 가까운 멍게 수정란에 신경능 발달 가능성이 있는 세포를 착색하는 유전자를 주입했다. 이후 성장하는 과정을 3일간 관찰한 연구팀은 착색한 세포로부터 신경세포 활동을 지원하는 글리아세포와 색소세포가 만들어진 것을 파악했다.
쿠사카베 교수는 "이번 실험은 척추동물과 멍게의 공통 조상 단계에서 신경능에 혁신이 일어나 척추동물의 머리 진화로 연결됐을 가능성을 시사한다"며 "공통된 조상은 약 6억 년 전에 존재한 것으로 생각되며, 향후 연구를 통해 더 많은 정보을 알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이윤서 기자 lys@sputnik.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