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굴 전체와 눈, 혀의 사진만으로 신체 나이와 노화 정도, 질병의 유무와 몸의 상태를 판단하는 인공지능(AI) 시스템이 개발되고 있다.

중국 마카오과학기술대학교(MUST) 연구팀은 최근 미국 국립과학원회보(PNAS)에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실험 보고서를 공개했다.

연구팀은 채혈이나 복잡한 조사 없이 만성질환 발병 위험을 평가하기 위해 인공지능에 주목했다. 연구팀은 사람의 병이나 몸 상태가 얼굴, 혀, 눈에 잘 드러난다는 점에서 AI의 기계학습을 통한 방대한 자료 분석을 시도했다.

그 결과 만들어진 것이 생물학적 나이를 판정하는 AI 시스템 ‘AgeDiff’다. 이 시스템은 인간의 세포와 조직, 장기의 건강 상태와 만성 질환의 위험을 감지하는 정확성이 높아 학계 시선이 쏠렸다.

사람의 얼굴, 망막, 혀 사진을 인공지능에 학습시켜 간단히 건강 상태 및 신체 나이를 알아내는 기술이 개발되고 있다. <사진=pixabay>

환경이나 생활 습관, 유전의 영향을 받는 생물학적 나이가 실제 연령보다 높은 사람은 만성질환에 시달리거나 평균보다 빨리 인지기능이 저하될 수 있다. 만약 이를 쉽게 파악한다면 생활 습관을 개선하는 등 예방 활동이 가능하다.

실험 관계자는 “일반적으로 생물학적 나이를 측정하는 노화시계는 유전자 기능을 억제하는 DNA 메틸화 패턴을 조사한다”며 “노화시계를 체크하기 위해서는 복잡한 검사가 필요하지만 이를 간소화하고 정확도를 높이면 질병의 효과적 예방이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연구팀은 중국 북부의 건강한 남녀 1만1223명의 동의를 얻어 얼굴 전체와 혀, 망막의 사진을 입수하고 이를 ‘AgeDiff’에 훈련시켰다. 굳이 얼굴과 혀와 망막의 이미지를 택한 것은 여기 담긴 정보가 노화를 다면적으로 나타내기 때문이다.

혀의 사진 분석만으로 스스로 장내 세균총을 체크하는 날이 올지도 모른다. <사진=pixabay>

실험 관계자는 “얼굴 주름은 노화를 가늠하는 주요 지표이며, 중추신경계의 일부인 망막의 두께나 혈관의 손상은 뇌와 순환기 건강 상태를 반영한다”며 “혀의 모양이나 설태를 통해서는 장내 세균총이나 장의 건강 상태를 알 수 있다”고 전했다.

결과적으로 건강한 사람의 생물학적 나이는 실제 연령과 거의 일치했다. 반대로 흡연이나 앉아서 오래 생활하는 등 건강하지 못한 생활습관을 가졌거나 만성질환을 가진 이들의 생물학적 연령은 실제보다 높았다. 특히 만성 심장병이 있는 사람은 평균 3.16세, 흡연자는 평균 5.43세나 생물학적 나이가 올라갔다.

실험 관계자는 “‘AgeDiff’를 사용해 만성질환 발병 위험이 높은 사람을 특정, 개별적으로 예방책을 지도하고 있다”며 “향후 이런 AI 시스템이 보편화하면 일반인이 질병을 예방하기 위한 비용과 수고를 획기적으로 줄어들 것”이라고 기대했다.

정이안 기자 anglee@sputnik.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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