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 1만8000년 전 서유럽 사람들은 힘이 약한 이들을 죽이고 두개골을 깨 뇌를 요리해 먹었다는 충격적인 연구 결과가 나왔다.

스페인 카탈루냐 인류고생태사회진화연구소(IPHES)는 6일 국제 학술지 사이언티픽 리포트에 이런 내용을 담은 조사 보고서를 공개했다.

IPHES 인류학 연구팀은 폴란드 마신카 동굴에서 발굴된 약 1만8000년 전의 인골 연구를 진행해 왔다. 이를 통해 연구팀은 당시 유럽인들은 카니발리즘(동족포식) 습관을 가졌고, 특히 영양가가 높은 뇌를 즐겨 먹었음을 알아냈다.

조사에 참여한 IPHES 프란세스크 마르기네다 연구원은 “후기 구석기시대 서유럽에 번성한 마들렌 문화의 것으로 보이는 유적에서 어른 6명, 어린이 4명 등 총 10명의 유골이 발견됐다”며 “1990년대 최초 조사가 이뤄진 유골들은 해체 처리한 흔적이 있다는 지적에도 치아 자국이 없어 장례가 치러진 것으로 추측됐다”고 말했다.

사람에 대한 카니발리즘 흔적이 남은 턱뼈와 두개골 일부 <사진=IPHES 공식 홈페이지>

이어 “인골을 소재로 한 장식품이나 두개골 컵을 많이 남긴 마들렌 문화 특성을 고려한 우리는 재조사를 진행했다”며 “유골에 남은 인위적 가공 흔적을 알아보기 위해 과거에 보고된 50점 중 42점에 미발표 11점을 더한 총 53점의 유골을 고정밀 3D 현미경으로 분석했다”고 덧붙였다.

조사 결과 유골의 68%인 36점에서 인위적 골절이나 절단 흔적이 확인됐다. 유골이 쪼개진 이유를 다각적으로 분석한 연구팀은 맹수의 습격이나 우발적 사고가 아니라고 결론 내렸다. 특히 뼈 31점에는 V자형 단면 등 전형적인 절단 흔적이 있었다.

연구팀은 유골이 처리된 흔적을 통해 죽은 직후 해체가 이뤄졌다는 사실도 알아냈다. 두개골 뼛조각 24점에 남은 흔적들은 귀나 턱을 잘라내고 심지어 뇌를 꺼낼 때 난 것으로 특정됐다.

죽임을 당한 뒤 해체된 흔적이 남은 어른 및 어린이 유골이 나온 폴란드 마신카 동굴 유적 <사진=IPHES 공식 홈페이지>

프란세스크 연구원은 “당시 사람들은 뇌가 영양이 풍부한 장기임을 파악한 듯하다”며 “대퇴골이나 상완골 등 큰 뼈에도 영양분이 풍부한 골수를 빼내기 위해 도구를 쓴 흔적이 남았다”고 설명했다.

연구원은 “당시 유럽인이 왜 식인행위를 했는지 확실하지 않지만 마들렌 문화 시대에는 인구가 폭증했기 때문에 굶주림을 견디기 위해 사회적 카니발리즘이 발생했을 것”이라고 추측했다.

연구팀은 인골이 해체된 동물 뼈와 섞인 점에서 당시 사람들이 영토나 식량을 빼앗으려 싸웠고, 유골의 나이 구성이 핵가족에 가깝다는 점을 들어 일가족이 습격당해 잡아먹힌 것으로 봤다. 

정이안 기자 anglee@sputnik.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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