솜털 같이 가볍고 작은 데다 한 번 충전으로 약 1000초간 호버링(제자리 비행)이 가능한 인공수분용 소형 드론을 미국 대학교가 개발했다.
매사추세츠공과대학교는 최근 공식 채널을 통해 나비나 꿀벌을 대신해 다양한 식물의 수분을 진행할 초소형·초경량 드론을 소개했다.
이 드론은 저속 비행이나 10초 미만의 호버링이 한계인 기존의 초소형 모델을 모든 면에서 뛰어넘는다. MIT는 이 드론이 곤충 감소로 꽃가루 매개가 어려워진 식물계를 살릴 것으로 자신했다.

MIT 관계자는 “채소나 과일 재배에서 수꽃으로 만들어진 꽃가루가 암꽃에 부착하는 수분이 중요하지만, 최근 꽃가루 매개자인 곤충의 감소가 큰 문제가 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곤충을 통한 수분을 기대할 수 없는 경우 인간의 손이 필요하지만 말처럼 쉽지 않다”며 “이번에 개발된 곤충 크기의 드론이야말로 인공수분의 혁명을 가져올 것”이라고 말했다.
초소형 드론을 이용한 인공수분 시도는 전부터 이어졌다. 지금까지 개발된 곤충 크기의 드론은 지구력과 비행 속도, 기동성이 진짜 곤충에 비해 떨어졌다.

MIT는 초소형 드론의 설계를 전면적으로 재검토해 이전 버전보다 훨씬 기동성이 높고 비행시간도 긴 모델을 제작했다. MIT가 과거 개발한 초소형 드론은 날개 2장으로 이뤄진 유닛 4개를 결합했는데, 날개가 퍼덕일 때 공기가 서로 간섭해 양력이 줄어드는 단점이 있었다.
이번 드론은 각 1장의 날개를 가진 4개의 유닛을 조합해 날개의 안정성과 양력을 향상시켰다. MIT 관계자는 “우리 드론은 무게가 불과 750㎎(밀리그램)으로 날개 4장을 퍼덕여 비행하는 구조”라며 “기동성이 높고 안정성을 유지하면서 공중에서 회전하는 등 고난도 비행도 가능하다”고 말했다.
이 드론은 약 1000초 동안 호버링할 수 있는데, 이는 기존 드론의 100배에 달하는 성능이다. 설계 변경으로 충분한 여유 공간을 확보했기 때문에 소형 배터리나 센서를 탑재할 수도 있다.
MIT는 향후 1만 초 이상의 비행을 달성하는 것이 목표다. 초소형 드론의 조종 정밀도를 향상시켜 꽃의 중심에 착지하는 확률도 높일 예정이다. MIT 관계자는 “센서와 배터리, 컴퓨팅 기능의 탑재는 빠르면 3년 사이에 실현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정이안 기자 anglee@sputnik.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