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 500만 년 전 북미 숲에 현생종 고양이 크기의 고대 날다람쥐가 서식했다는 새로운 연구 결과가 나왔다. 현생종 날다람쥐의 조상들은 대략 900만 년 전 멸종한 것으로 여겨져 왔기에 학계의 관심이 쏠렸다.

스페인 바르셀로나자치대학교(AUB) 고생물학 연구팀은 4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조사 보고서를 발표했다. 연구팀은 미오페타우리스타 웨비(Miopetaurista webbi)라는 학명이 붙은 고대 날다람쥐의 화석을 분석해 이런 결론을 내렸다.

연구팀이 분석한 화석은 25년 전 미국 테네시 그레이 화석 유적지(Gray fossil site)에서 나왔다. 연구팀은 이 고대 날다람쥐의 살아있을 때 몸무게는 약 1.4㎏, 몸길이는 현재 집고양이 정도라고 추측했다.

화석을 토대로 1차 복원한 미오페타우리스타 웨비의 골격 3D 모델 <사진=AUB 공식 홈페이지>

날다람쥐의 조상 미오페타우리스타 속은 과거 미국 플로리다 플라이오세(선신세) 및 플라이스토세(갱신세) 지층에서 화석이 발견됐다. 학자들은 미오페타우리스타 속이 900만 년 전 멸종한 것으로 생각했는데, 이번 화석은 이 날다람쥐가 400만 년 뒤까지, 그것도 북미에 존재했음을 보여준다.

조사 관계자는 "미오페타우리스타 웨비는 현생종과 마찬가지로 앞다리와 뒷다리 사이에 날개 같은 피막을 가졌다"며 "나무 사이를 날아 이동하는 미오페타우리스타가 유라시아대륙은 물론 멀리 떨어진 북미에도 존재한 사실은 흥미롭다"고 전했다.

이어 "북미 날다람쥐의 역사를 보면 가장 오래된 기록은 에오세(5580만~3390만 년 전) 후기의 것"이라며 "이번 연구를 통해 우리는 이 거대한 날다람쥐가 500만 년 전 다른 동물들과 함께 신생대 베링 육교를 건넜음을 알아냈다"고 말했다.

골격 3D 모델에 살을 입혀 완성된 오페타우리스타 웨비의 상상도 <사진=AUB 공식 홈페이지>

학계는 이번 연구가 유라시아대륙에만 존재하는 것으로 알려졌던 미오페타우리스타 속이 머나먼 북미까지 서식했음을 보여줬다고 평가했다. 

조사 관계자는 "미오페타우리스타 웨비는 울창한 삼림을 글라이더처럼 우아하게 활공했을 것"이라며 "이윽고 빙기가 되자 환경은 크게 바뀌었고 날씨가 추워지자 적응하지 못하고 멸종했다"고 언급했다.

이 관계자는 "플로리다에서 발견된 화석이 정말로 미오페타우리스타 속의 것이라면 유라시아의 미오페타우리스타가 멸종된 후에도 한동안 살아남았다는 이야기"라며 "북미 개체군은 아마도 이 속의 마지막 세대였을 것"이라고 추측했다.

이윤서 기자 lys@sputnik.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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