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의 살아있는 뇌 세포로 움직이는 세계 최초의 생체 컴퓨터가 상용화된다. 호주 업체가 만든 CL1이라는 컴퓨터는 배양한 인간의 뇌신경세포가 탑재됐다.

코르티컬 랩스(Cortical Labs)는 7일 공식 채널을 통해 인간의 뇌 세포로 작동하는 세계 첫 생체 컴퓨터 CL1이 올해 안에 시판된다고 전했다. 회사는 CL1 30대로 구성한 네트워크 서버랙 역시 상용화할 계획이다.

발매가 임박한 CL1은 실리콘 기반 인공지능(AI) 칩보다 훨씬 높은 학습 능력과 적응력을 가졌다는 게 코르티컬 랩스 설명이다. CL1은 일명 합성 생물 지능(Synthetic Biological Intelligence, SBI)이라는 최신 바이오 컴퓨터 시스템을 채용했다.

배양한 인간의 뇌신경세포가 탑재된 생체 컴퓨터 CL1 <사진=코르티컬 랩스 공식 홈페이지>

회사 관계자는 "CL1은 혈액 샘플의 유도만능줄기세포(iPS 세포)로부터 배양한 뇌신경세포를 실리콘 칩에 배치했다"며 "가장 큰 특징은 실리콘 기반 컴퓨터와 달리 에너지 소비가 적어 지속 가능하고 효율적인 정보처리가 가능한 점"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배양된 뇌 세포는 실리콘 칩 상에서 전기 자극을 받으며 학습해 새로운 정보를 빠르게 처리한다"며 "CL1의 전신인 생체 컴퓨터 디시브레인(DishBrain)은 이미 2022년 연구에서 아타리 고전 게임 퐁을 단 5분 만에 능숙하게 플레이했다"고 덧붙였다.

CL1은 전기생리학적 자극과 살아있는 신경세포를 이용한 컴퓨터 기술의 상용화를 실현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CL1의 직사각형 케이스 내에는 배양된 진짜 신경세포를 살리기 위한 생명 유지 장치까지 들어갔다.

CL1은 배양한 뇌 세포를 실리콘 칩 위에 배치하고 전기자극을 주는 방식으로 작동한다. <사진=코르티컬 랩스 공식 홈페이지>

신경세포는 59기 전극 어레이에 설치돼 뇌와 같은 신경 네트워크를 형성한다. 이를 소프트웨어 시스템에 연결해 원하는 대로 조작할 수 있다. 대당 가격은 3만5000달러(약 5070만원)이며, CL1 30대로 구성한 신경세포 네트워크 서버랙도 연내에 선을 보인다.

회사 관계자는 "CL1은 진화하는 유기 컴퓨터로, 대규모 언어 모델(LLM)의 훈련에 이용되는 실리콘 기반 AI 칩을 능가하는 고속 학습과 유연성이 장점"이라며 "보다 저렴한 가격에 시장에 내놓을 수 있도록 기술 개발 및 공정 단순화를 추진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정이안 기자 anglee@sputnik.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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