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번이나 탈출을 시도한 끝에 동물원에서 방사된 스라소니가 짧은 시간에 야생에 적응한 것으로 확인됐다.

독일 바이에른 뉘른베르크 동물원은 2일 공식 채널을 통해 지난달 중순 방사한 1세 카르파티안 스라소니(Carpathian lynx) 차포가 야생으로 돌아가 훌륭하게 살아가고 있다고 전했다.

동물원 관계자는 "차포는 뉘른베르크 동물원에서 나고 자라 바깥세상을 모른다. 다만 야생의 피가 끓는지 수차례 탈출을 시도했다"며 "안절부절못하는 차포를 보다 못해 전문가들의 판단을 구한 끝에 지난달 방사를 결정했다"고 말했다.

지난달 10일 방사 당시의 차오 <사진=뉘른베르크 동물원 공식 홈페이지>

사육사들에 따르면, 차포는 다른 개체들과 달리 유독 야생성이 강했다. 운동능력도 월등해 수차례 동물원 울타리를 뛰어넘으려 했다. 물론 그때마다 미수로 그쳤지만 야생으로 돌아가려는 욕구는 갈수록 커졌다.

동물원 관계자는 "유럽 각지에서 멸종 우려가 있는 카르파티안 스라소니의 개체를 불리기 위해 번식 프로그램을 실시하고 있다"며 "차포도 그중 한 마리지만 야생을 갈망해 동물원에 적응하기 전에 방사를 결정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방사 프로그램은 철저하게 계획됐다. 사육사들은 차포와 접촉을 일부러 최소화하고 살아있는 먹이를 급여하며 야생성을 끌어냈다. 우리도 동물원에서 가장 큰 곳으로 바꿔줬다.

멸종 위기종으로 관리되고 있는 카르파티안 스라소니 <사진=pixabay>

방사일인 지난달 10일, 차포는 초소형 전지구측위시스템(GPS)을 부착한 채 사육사들과 동물원 밖으로 나왔다. 차포는 잠시 바람 냄새를 맡는 듯하더니 숲을 향해 뛰어갔다. 동물원 관계자들은 GPS를 통해 차포가 2주가 지난 7월 말까지 숲에 머물고 있으며, 올봄 방사한 스라소니 3마리와 합류한 사실도 알아냈다.

동물원 관계자는 "차포는 선배 스라소니들로부터 사냥 기술 등 생존 전략을 익히며 야생에서 살아남는 법을 배우고 있다"며 "토끼는 물론 여우, 심지어 사슴 사냥까지 성공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말했다.

이어 "원래 카르파티안 스라소니는 야행성에 타고난 전문 사냥꾼으로 쥐나 토끼, 새를 잡지만 필요하면 자기보다 4배나 큰 사슴을 사냥한다"며 "한때 유럽 전역에 서식했지만 서식지 파괴와 밀렵으로 개체 수가 격감, 유럽 일부 지역에서는 이미 멸종했고 헝가리 등에서는 엄중히 보호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윤서 기자 lys@sputnik.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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