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군이 스스로 성장하는 생체 건축자재를 구상 중이다. 버섯 균사체처럼 살아있는 건자재를 개발하면 우주개발의 양상이 지금과 크게 달라질 것으로 미군은 기대했다.
미 국방부 산하 고등연구계획국(DARPA)은 우주의 미세 중력 환경에서 성장을 거듭하는 대규모 생체 구조물을 기획 중이라고 최근 발표했다. 이 구조물의 핵심은 생체 건자재로, 이제 막 가능성을 찾는 단계지만 못 만들 이유도 없다는 게 DARPA 입장이다.
생물학을 우주 건축에 도입하는 DARPA의 구상은 황당하게 들리지만 이미 적잖은 우주개발 주체들이 비슷한 것을 개발 중이다. 미 항공우주국(NASA)이나 유럽우주국(ESA)이 연구 중인 균사체 건자재가 대표적이다.

생체 건자재의 장점은 여러가지다. 균사체를 예로 들면 아주 작은 배양지만 달로 보내면 현지에서 건자재를 키워 거대한 건물을 지을 수 있다. 지금 기술로 달에 기지를 지으려면 막대한 돈을 써 자재를 쏘아 올려야 한다.
DARPA 관계자는 "생체 건자재는 확장이 가능해 우주 건축재료로서 가능성이 무한대"라며 "일정 강도를 유지하면서 빠르게 성장하는 식물을 우주에서 재현하는 기술은 아직 확립되지 않아 어떤 생물재료가 좋을지 모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우주는 생물의 성장 조건이 지구와 크게 다르다. 미세중력 환경에서는 세포의 분열과 성장, 유체의 이동이 변화하기 때문에 대규모 생체 구조를 만들려면 새로운 기술 개발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DARPA는 생체 건자재가 일단 개발되면 우주정거장이나 소규모 월면기지 건설에 유용할 것으로 기대했다. 개발 상황에 따라 구조는 바뀌겠지만 일단은 살을 만들고 생체 건자재를 씌우는 일명 텐트 구조가 유력하다.
미군의 생체 건자재 개발 프로젝트의 자세한 내용은 오는 4월 미국 캘리포니아에서 열리는 DARPA 워크숍에서 논의될 예정이다.
정이안 기자 anglee@sputnik.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