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류의 조상은 보다 큰 아보카도를 얻기 위해 무려 7500년 전 품종개량을 시도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미국 캘리포니아대학교 산타바바라(UCSB) 연구팀은 이런 내용을 담은 조사 보고서를 24일 미국 국립과학원회보(PNAS)에 게재했다.
연구팀은 온두라스 엘 히간테 유적에서 발굴한 탄화한 아보카도 종자를 분석했다. 이 과정에서 선인들이 보다 커다란 아보카도 열매를 따기 위해 품종을 개량했을 가능성을 떠올렸다.

조사 관계자는 “현재 유통되는 아보카도의 90%를 차지하는 하스 품종의 조상은 중앙아메리카에서 늦어도 약 1만1000년 전 발생했다”며 “이번 조사에서는 약 7500년 전 더 큰 열매를 맺는 나무를 선별하는 품종개량이 이뤄진 흔적이 확인됐다”고 말했다.
연구팀은 이번 조사에서 아보카도가 중남미 지역에 인류가 진출하기 전부터 약 세 그룹이 존재했고, 이 중 하나가 과테말라 고지대를 중심으로 분포했다고 파악했다. 이웃 온두라스의 엘 히간테 유적에서 종자와 껍질이 발견된 것도 이 그룹이다.
조사 관계자는 “탄화한 엘 히간테 아보카도를 분석한 결과 재배는 옥수수보다 훨씬 빨리 시작됐고 약 7500년 전 품종개량으로 열매가 커졌음을 알 수 있었다”며 “껍질도 한층 두꺼워지면서 수송도 쉬워졌다”고 전했다.

아보카도속은 약 5580만~3390만 년 전 신생대 에오세에 출현한 녹나무과 과일이다. 아보카도의 근연종 화석이 백악기 후기 지층에서 이따금 발견되곤 한다. 열매는 건강에 이로운 올레인산 등 불포화지방산이 많아 건강식품으로 인기가 많다.
조사 관계자는 “멕시코를 중심으로 중남미 국가들이 생산하는 아보카도는 아직 출하량이 안정적이지만 연꽃종이 대부분을 차지하고 접목으로 재배되는 복제 개체가 많아 유전적 다양성은 낮다”고 지적했다.
이 관계자는 “이런 이유로 아보카도는 향후 특정 질병으로 생산량이 급감하거나 기후변화로 타격을 받을 우려가 크다”며 “품종개량이 진행되기 전 계통의 유전자를 분석하면 대책을 세울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윤서 기자 lys@sputnik.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