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유명 애니메이션 제작사 스튜디오 지브리의 수장 미야자키 하야오(84)가 최근 유행하는 지브리 프사에 마침내 입을 열었다. 대형 패스트푸드 체인의 지브리 이미지 사용을 직격하며 불쾌감을 드러냈다.
미야자키 하야오는 1일 공식 인스타그램을 통해 지브리 프사 열풍에 처음 반응했다. 1일 올린 글에서 그는 "맥도날드가 아예 지브리 이미지로 프로모션을 진행 중"이라며 "맥도날드조차 인공지능(AI)으로 만든 지브리 스타일 이미지로 광고하면서 제게 돌아온 건 없다"고 씁쓸해했다.
특히 미야자키 하야오는 "전문 인력을 쓸 예산을 충분히 가졌으면서 아티스트 대신 AI를 투입하는 건 귀차니즘에서 비롯된 거냐"고 맥도날드를 꼬집었다.

미야자키 하야오는 과거 인터뷰에서 AI로 이미지나 영상을 뽑아내는 트렌드를 강하게 비판했다. 그는 미드저니나 달리 같은 생성형 AI는 텍스트 입력만으로 그림을 뽑아주지만, 그런 행위 자체가 생명에 대한 모독이라고 평가절하했다.
스튜디오 지브리는 오랜 세월 수작업을 고수해 왔다. 물론 세월이 변해 디지털 기술을 일부 도입하고 있으나, 생성형 AI가 스튜디오 지브리 작품에 이용되는 일은 적어도 미야자키 하야오의 생전에는 없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
지브리 프사는 미국 오픈 AI의 최신 생성형 인공지능 챗(Chat)GPT 포오(4o)가 공개된 지난달부터 세계적으로 유행하고 있다. 기존의 챗GPT는 대규모 언어 모델(LLM) 기반인데, 최신 버전은 미드저니와 달리처럼 사진과 텍스트를 이용해 원하는 그림을 단시간에 얻을 수 있다.

전문가들은 Chat GPT 4o 사용자들이 뽑아낸 지브리 사진들이 오랜 시간 공을 들인 스튜디오 지브리의 화풍을 순식간에 재현했다고 평가했다. 재미를 느낀 수많은 사람들이 지브리 프사를 만들어 SNS에 올리면서 대유행 중이다. 오픈 AI의 샘 올트먼(39) 최고경영자(CEO)도 지브리 프사를 SNS 대문에 걸어놨다.
오픈 AI는 최근에야 Chat GPT 4o 사용자들의 지브리 프사 제작을 자제해 달라는 입장을 냈지만 유행 타기 좋아하는 사람들은 이 정책을 우회하는 상황이다.
정이안 기자 anglee@sputnik.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