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류가 언젠가 화성에 이주하려면 일명 더스트 데빌(dust devil), 즉 대규모 토네이도의 대비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 또 제기됐다.
미 항공우주국(NASA) 제트추진연구소(JPL)는 9일 공개한 조사 보고서에서 화성 이주를 고려한다면 더스트 데빌의 대비책이 완벽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화성은 원래 희박한 대기와 건조한 대지 등 생명체가 살기 어려운 이미지가 강하다. 그럼에도 화성은 태양계의 지구형 행성인 관계로 탐사가 가장 활발한 천체다. 많은 학자들은 물론 테슬라와 스페이스X를 이끄는 미국 사업가 일론 머스크(52)는 화성 이주론까지 펼치고 있다.

NASA가 경고한 더스트 데빌은 계속해서 관측된 화성의 기상 현상이다. 화성 탐사 로버 퍼서비어런스는 최근 제제로 크레이터 주변에서 대규모 더스트 데빌을 포착했는데, NASA JPL이 해당 영상(기사 맨 아래)을 일반에 공개했다.
동영상에 잡힌 더스트 데빌은 2개다. 퍼서비어런스로부터 불과 1㎞ 거리에서 포착됐는데, 작은 쪽은 폭이 5m, 큰 쪽은 폭이 무려 65m에 달했다.
NASA JPL 관계자는 “인간이 화성에 이주한 뒤 이런 토네이도와 조우하면 상당히 불편한 것”이라며 “화성은 대기가 매우 희박해 토네이도의 위력이 지구에 비해 훨씬 떨어지지만 엄청난 먼지바람을 일으키기 때문에 태양열 발전 패널의 오염을 야기한다”고 설명했다.

화성의 더스트 데빌이 처음 관측된 것은 1980년대 NASA의 화성 탐사 계획 바이킹 시절이다. 이후 화성 주변을 도는 탐사선이나 지표면에 내려앉은 탐사 로버들이 더스트 데빌 영상을 담아냈고 일부는 소리도 녹음했다.
더스트 데빌로 인류는 이미 피해를 입고 있다. NASA의 화성 탐사 로버 인사이트는 2018년 11월부터 엘리시움 평원에서 지진 감지 등 탐사 활동을 전개했으나 대규모 더스트 데빌의 영향으로 태양광 발전 패널이 먼지로 뒤덮여 2022년 12월 임무를 마감했다.
퍼서비어런스는 지난해 8월 30일 화성 크레이터 사이에서 발생한 회오리바람이 이동하는 경이로운 장면도 포착했다. 퍼서비어런스가 화성 탐사 899째 제제로 크레이터 서쪽 가장자리에서 찍은 영상 속 더스트 데빌은 전체 높이가 2㎞에 달했다.
정이안 기자 anglee@sputnik.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