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부를 다친 직후에 먹은 음식이 알레르기를 유발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좋아하던 음식을 알레르기 반응 때문에 더는 먹지 못하게 될 가능성에 많은 관심이 쏠렸다.
미국 예일대학교 의과대학교 연구팀은 최근 이런 내용을 담은 실험 보고서를 국제 학술지 면역학(Science Immunology) 최신호에 실었다. 일반적으로 식품 알레르기는 피부질환을 가진 사람에 많은데, 이번 실험은 자상이나 절상 등 피부의 상처와 연관성을 규명해 주목을 받았다.
연구팀은 피부에 손상을 입은 직후 새로운 식품을 섭취한 쥐가 해당 식품에 알레르기 반응을 일으키는 것을 확인했다. 예일대 면역생물학자 다니엘 와이즈먼 연구원은 "피부가 손상되면 체액성 면역반응이 일어난다. 면역단백질 사이토카인에 의해 면역반응에 관계하는 B세포가 자극을 받는 것"이라며 "B세포가 형질세포로 분화해 대량의 항체를 생산하는 것이 몸의 면역체계"라고 설명했다.

이어 "항체는 체액 속을 빠르게 순환해 온몸으로 퍼진다"며 "면역체계는 기본적으로 이런 과정을 통해 상처에 바이러스나 독소가 침입해 악화되거나 컨디션이 급격히 무너지는 것을 막아준다"고 덧붙였다.
사이토카인이 일으키는 전신의 항체 반응은 다른 부위에서 유입된 항원에 대해서도 알레르기 반응을 일으키는 것으로 연구팀은 봤다. 피부가 손상된 직후 식품을 섭취하면 피부 손상에 반응한 신호가 '지금 몸에 들어온 식품이 문제'로 인식한다는 이야기다.
감염이나 외부 손상으로부터 몸을 지키는 항원 반응이 피부 상처와 장내 식품 등 멀리 떨어진 항원에 반응, 식품 알레르기를 유발하는 것은 이번에 처음 확인됐다.

연구팀은 피부 손상과 식품 알레르기의 관련성이 관찰된 것이 아직은 쥐뿐이라는 점에서 인간도 동일한지 향후 조사할 계획이다. 아울러 인간의 피부 손상이 특정 식품에 대한 알레르기 반응을 발생시키는 세포도 특정할 방침이다.
다니엘 와이즈만 연구원은 "식품 알레르기를 이해하려면 장이 음식이나 음료에 관해 갖는 관용성을 이해해야 한다"며 "우리 실험은 식품 알레르기와 관련된 학계의 인식 변화가 필요하다는 것을 보여줬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이윤서 기자 lys@sputnik.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