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심해에서 발견된 신종 다판류가 생물 마니아들의 열렬한 지지 속에 이름을 얻었다. 페레이라엘라 포풀리(Ferreiraella populi)로 명명된 이 생물은 일본 유명 애니메이션 '바람계곡의 나우시카'에 등장하는 거대 생명체 오무와 닮아 관심을 모았다.
생물학자 출신 유튜버 제이 프랭크(54)는 7일 본인 유튜브 'True Facts'에 올린 영상에서 2024년 발견된 다판류의 이름 공모 결과가 이달 나왔다고 전했다. 일주일 만에 약 8000건의 이름이 쇄도했는데, 여기서 결정된 것이 바로 페레이라엘라 포풀리다.
이 신종 다판류는 일본 혼슈 보소반도 남동쪽 해역 수심 약 5500m 심해에서 확인됐다. 길이는 불과 15㎜인데, 작가 미야자키 하야오(85)의 만화 및 지브리 애니메이션으로 잘 알려진 ‘바람계곡의 나우시카’ 속 오무와 너무 닮아 많은 이들이 집중했다.
독일 젠센베르크를 기반으로 하는 수생생물 보호단체 SOSA(Senckenberg Ocean Species Alliance)와 제이 프랭크는 심해생물에 대한 대중의 관심 제고를 위해 인터넷을 통한 신종 학명 공개 모집에 나섰다.
제이 프랭크는 "신종 다판류의 명명자가 최초 발견자나 저명한 생물학자가 아닌 전 세계 사람들이라는 점이 특별하다"며 "전문가의 엄정한 심사도 더해져 확정된 학명 포풀리는 놀랍게도 전혀 무관한 11명이 동시에 제안했다"고 전했다.
이어 "포풀리는 라틴어로 ‘사람들’이라는 의미"라며 "이는 과학이 전문가들의 전유물이 아니며, 많은 사람들의 관심과 협력으로 이뤄진 학문임을 상징한다"고 강조했다.
신종 다판류는 심해에 가라앉은 쓰러진 나무를 이용해 살아가는 매우 특수한 집단이다. 자철광을 함유한 매우 단단한 이빨로 침목을 깎아 먹는다. 몸체는 유연하고 등에는 갑옷 같은 껍데기 8장이 겹쳐져 있다. 해저의 요철이나 나무에 딱 맞게 붙으며, 포식자가 접근하면 몸을 둘둘 말아 방어한다.
페레이라엘라 포풀리의 꼬리 주변에는 작은 실 같은 선충들이 서식한다. 이들은 포풀리의 배설물을 먹어 청소함으로써 몸을 깨끗하게 유지해 주는 공생관계로 보인다. 페레이라엘라 포풀리는 비록 손톱만큼 작은 생명체지만 몸 자체가 미니 생태계인 셈이다.
신종의 생김새만큼이나 이름이 결정된 배경에도 시선이 갔다. 새롭게 발견된 모든 종은 스웨덴 식물학자 칼 폰 린네가 확립한 이명법이라는 엄격한 규칙을 따른다. 이는 성에 해당하는 속명과 이름과 같은 역할을 하는 종명을 결합한 구조다.
제이 프랭크는 "대부분 생물의 신체적 특징이나 발견된 장소, 혹은 연구에 관여한 인물의 이름을 따는데, 신종임을 입증하기 위해서는 기존 종과의 방대한 비교 조사와 상세한 과학적 기술이 필요하다"며 "길게는 20년이 걸리는 작업이다 보니, 생물 다양성을 지키기 위해 학자들 사이에서는 이명법 개정 및 간소화 바람이 불고 있다"고 언급했다.
정이안 기자 anglee@sputnik.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