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룡 같은 고생물의 배설물 화석(분석)만 모아온 유별난 수집가가 아예 박물관을 차렸다. 이곳에는 길이가 무려 70㎝에 달하고, 하나에 수천 달러나 하는 희한한 똥 화석 약 8000점이 전시돼 있다.
화제의 주인공은 미국 애리조나 주에 문을 연 박물관 푸지엄(Poozeum)의 소유주이자 관장 조지 프랜드슨이다. 그는 이미 2015년 고생물 똥 화석 1277개를 모아 관련 분야 기네스북에 등재됐다. 이듬해에는 하나에 2㎏에 달하는 똥 화석 보유 기록을 세운 괴짜 컬렉터다.
박물관 이름부터 똥 냄새가 풀풀 풍기는 푸지엄에는 거대한 공룡을 포함해 어류, 조류, 양서류, 포유류 등 수많은 고생물의 똥 화석 약 8000점이 들어찼다. 방문자는 누구나 다양한 똥 화석을 구경하고 고생물의 정보도 얻을 수 있다.
프랜드슨은 "똥이라면 막연한 거부감을 느낄 법하지만 이미 화석이 됐기 때문에 냄새도 없고 돌처럼 단단하다"며 "똥 화석이야말로 고생물의 생태와 진화의 비밀을 품은 귀중한 유물"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고생물의 똥 화석, 즉 코플로라이트(coprolite)는 고생대 동물의 분포와 생태를 조사할 때 중요한 자료로 대접받는다. 상당히 오래전 지구상에 살았던 동물의 소화기를 통과한 똥 화석은 고생물학자들에게 고대의 타임캡슐로 여겨진다.
프랜드슨은 "똥 화석은 고대 식물과 동물, 뼈, 비늘, 털, 이빨 등이 포함돼 있어 먼 과거 지구상의 생명체와 생태계에 관련된 많은 정보를 제공한다"며 "푸지엄에 가득한 컬렉션 중에는 길이 67.5㎝, 폭 최대 15.7㎝나 되는 육식동물의 똥 화석도 있다"고 자랑했다.
그는 "누구나 와서 무료로 구경할 수 있는 푸지엄은 고생물에 관심이 있는 어린이부터 어른 모두 오랜 옛날로 시간여행을 시켜준다"며 "향후 더 많은 화석을 모아 코플로라이트에 대한 대중의 관심을 높이고 관련 연구에도 도움을 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윤서 기자 lys@sputnik.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