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규모 태양광 발전으로 비구름을 만들어 사막에 비를 뿌리는 인공강우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 태양광 발전을 이용한 인공강우 연구는 아직 불완전하지만 언젠가 지구 곳곳의 물 부족 현상을 해소할 것으로 학계는 기대했다.
독일 호엔하임대학교 연구팀은 최근 공개한 실험 보고서를 통해 광범위한 지역에 태양 전지판을 설치하고 상공에 구름을 만들어내는 인공강우 시스템을 소개했다.
다양한 방법이 동원되는 인공강우는 물 부족 현상이나 심한 대기오염을 완화할 미래 기술로 주목받고 있다. 다른 지역에 가뭄을 일으키는 등 부작용이 우려되는 만큼 현재 연구가 신중하게 진행되고 있다. 우리나라는 2019년 중국발 미세먼지를 막기 위해 화학적 인공강우를 실험했으나 유의미한 성과는 내지 못했다.
호엔하임대 연구팀이 고안한 시스템은 발전 효율을 위해 햇빛을 최대한 흡수하도록 만들어진 태양 전지판으로 인공 열섬을 만드는 것이 핵심이다. 국지적인 인공 열섬이 형성되면 바다에서 흘러들어온 습기를 포함한 공기가 데워져 상승하고 비구름이 된다.
연구팀 계산대로라면 실제 비를 내리기 위해 필요한 태양 전지판 면적은 최소 20㎢ 이상이다. 실험 관계자는 "태양 전지판 시뮬레이션에서 10㎢ 정도 면적일 때는 비의 양이 너무 적었다"며 "20㎢의 태양 전지판이라면 효율이 크게 올라 하루에 약 5억7000ℓ의 비가 만들어지며, 연간 열흘가량 이런 비를 뿌리면 3만1000명 이상이 물을 공급받게 된다"로 말했다.
이어 "만약 50㎢의 태양 전지판 인공강우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하면 매년 12만5000명분의 물을 감당할 만큼 많은 비가 내린다"며 "이미 세계 곳곳에 대규모 태양광 발전소가 존재하는 만큼 이 시스템의 미래는 밝다"고 덧붙였다.
연구팀의 기술은 발표와 함께 주목받았지만 부작용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여러 유형의 인공강우 시스템은 아직 불완전하며, 실행할 때는 세심한 주의가 필요하다는 지적도 이어졌다.
실제로 2020년 연구에 따르면 아프리카 사하라 사막에 대규모 인공강우를 일으킬 경우 해당 지역의 비가 늘겠지만 열대우림이 들어찬 아마존의 가뭄을 야기할 수 있다. 북극 기온이 상승하고 빙하가 녹아내리는 등 지구 전체에 부작용이 일어날 수 있다고 일부 학자는 경고했다.
이에 대해 실험 관계자는 "지구의 기후 시스템은 매우 복잡하며, 인간이 개입하면 예상치 못한 일이 일어날 가능성은 알고 있다"며 "한편으로 물 부족으로 고민하는 이들에게 깨끗한 물을 공급할 필요가 있는 만큼 안전한 기술을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이안 기자 anglee@sputnik.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