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조 때 해안가에 갇혀 죽은 어미 범고래 주변을 새끼 한 마리가 배회해 구조활동이 벌어졌다. 어떻게든 새끼를 바다로 보내려는 사람들의 노력이 이어지고 있어 그 결과에 관심이 쏠렸다.

캐나다 비영리 고래 연구 단체 베이 시톨로지(Bay Cetology)는 2일 공식 SNS를 통해 브리티시컬럼비아 주 밴쿠버 섬 해안과 연결된 석호에 5일간 머물고 있는 2살 된 범고래의 사연을 전했다.

이 범고래는 물범을 사냥하기 위해 석호로 접근했다 간조 타이밍에 갇혀 끝내 죽은 어미 곁을 떠나지 않고 있다. 베이 시톨로지에 따르면, 어미는 지난 3월 23일 밴쿠버 섬 북서쪽 해안과 인접한 얕은 석호까지 흘러들어왔다가 만조로 물이 빠져나가자 오도 가도 못하게 됐다.

죽은 어미 곁을 지키는 2살 된 범고래. 만조가 돼도 바다로 빠져나가지 않고 버티고 있다. 사람들은 범고래 소리를 들려주는 등 갖은 방법으로 구조활동을 벌이고 있다. <사진=베이 시톨로지 공식 페이스북>

 당시 범고래를 발견한 베이 시톨로지 관계자들과 주민, 다른 동물보호단체 회원들이 몰려와 구조에 나섰다. 사람들은 어떻게든 어미 범고래를 바다로 돌려보내 주려고 열심히 물을 뿌리고 먹이를 줬다. 범고래 역시 필사적으로 버둥거렸지만 끝내 죽고 말았다.

베이 시톨로지 관계자는 "더욱 안쓰러운 것은 어미를 잃은 범고래 새끼가 같은 처지에 놓였다는 사실"이라며 "범고래 새끼는 어미가 죽자 5일이나 같은 석호에 머물며 곁을 떠나려 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이어 "오히려 석호의 더 안쪽까지 나아간 새끼를 구하기 위해 사람들은 갖은 노력을 기울였다"며 "범고래가 안전하게 바다로 나갈 만큼 수위가 높아지는 타이밍이 하루 30분에 불과하고, 뭣보다 새끼가 돌아갈 의지가 없는 듯해 구조가 어렵다"고 덧붙였다.

범고래는 사회성이 강해 집단으로 생활하며 사냥도 함께 한다. <사진=베이 시톨로지 공식 인스타그램>

범고래는 원래 무리를 지어 생활하고 사냥도 함께 하는 사회성이 대단히 강한 동물이다. 베이 시톨로지 전문가들은 범고래의 사회성을 이용해 범고래 울음소리로 유도하고 있지만 아직 성과가 없다.

베이 시톨로지에 따르면 이번에 죽은 어미 범고래는 T109A3로 명명된 15살 개체다. 2022년 새끼를 낳은 것으로 확인된 관계로 포구에서 버티는 범고래의 나이를 어렵지 않게 특정할 수 있었다.

이윤서 기자 lys@sputnik.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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