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항공우주국(NASA)이 공개한 일명 사하라의 눈(Eye of the Sahara) 최신 이미지에 천문 마니아들의 관심이 집중됐다. 리차트 구조(Richat Structure)라고도 부르는 사하라의 눈은 사하라 사막 서쪽, 아프리카 북서부 대서양 연안에 자리한 돌출 지형으로 우주를 올려다보는 거대한 눈으로 유명하다.
NASA는 이달 16일 공식 채널을 통해 사하라의 눈을 포착한 최신 사진을 선보였다. 지난 3월 5일과 3월 6일, NASA의 지구 관측 위성 랜드샛 8호와 랜드샛 9호가 지구 관측 장치 OLI(Operational Land Imager)로 담아낸 이미지를 합성했다.
사진 속에는 사하라 사막의 대지에 자리를 잡은 지름 약 40㎞의 동심원 지형이 선명하게 담겼다. 리차트 구조는 운석 분화구도 화산도 아니며, 지하의 마그마에 의해 밀어올려진 암반이 오랜 침식을 거쳐 형성된 것으로 추측된다.
사하라의 눈 최신 이미지는 색상 대비가 뛰어나 이전에 소개된 사진들에 비해 보다 선명하다. 자연의 신비를 느끼게 하는 장엄한 광경을 사진에 잘 담았다며 천문 마니아들이 열광했다.
NASA 과학탐사국 담당자 애덤 보일랜드는 "두 위성이 촬영한 사진의 색상 차이는 지형을 구성하는 퇴적암과 화성암의 차이를 반영한 것"이라며 "동심원 형태로 이어지는 능선이 사막에 새겨진 광경은 사막에 뚫린 거대한 눈과 같다"고 설명했다.
이어 "미소 냉전이 한창이던 1965년 6월 3일, NASA 제미니 4호 미션을 통해 처음 확인된 사하라의 눈은 그 정체가 60여 년이 지난 지금도 확실하지 않다"며 "구간에 따라 지름이 무려 50㎞에 달하는 동심원 형태의 구조는 운석이 충돌해 생긴 크레이터라고 여겨졌다가 세월이 지나며 다양한 가설이 등장했다"고 덧붙였다.
학자들은 사하라의 눈 중심부가 평탄할 뿐만 아니라 강한 충격으로 변질된 암석이 발견되지 않자 운석 가설을 배제했다. 화산 폭발설도 검토됐지만, 현재 유력한 것은 마그마 가설이다. 지하에 침입한 마그마가 지표면까지 도달하지 못하고 남아 암반을 돔 형태로 밀어올린 뒤, 오랜 세월 바람과 물에 의한 침식으로 부드러운 암석이 깎였다는 주장이다. 일부 학자는 1억 년 이상 전, 초대륙 판게아가 아프리카와 남아메리카로 갈라진 시기 사하라의 눈이 태동했다고 본다.
흥미로운 것은 리차트 구조가 고고학적으로도 매우 중요하다는 사실이다. 이 지역에서는 약 170만 년 전부터 수십만 년 전까지 구석기 초기 시대 아프리카, 유럽, 서아시아에 번성한 아슐리안문화권의 석기가 대량 발굴됐다. 수십만 년 전 고대 인류가 이 지형 주변에서 생활하고 사냥을 했다는 의미다.
애덤 보일랜드는 "1974년부터 본격화된 조사에 따르면, 사하라의 눈 지역은 석영을 많이 함유해 초기 인류가 석기를 만들기 위한 재료를 여기서 조달했을 것"이라며 "아직 수수께끼가 많은 이 지형은 지질학적 탐구는 물론 고고학적 연구가 같이 진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이안 기자 anglee@sputnik.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