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 북중미월드컵에서는 모든 경기 전·후반 중간에 3분간 하이드레이션 브레이크(hydration break)가 의무 적용됐다. 국제축구연맹(FIFA)은 날씨와 경기장 조건에 관계없이 전반 22분, 후반 22분 무렵 경기를 멈추고 선수들의 수분 보충을 하게 했다.

명분은 선수 보호와 공정성인데 말들도 많다. 과연 3분간 수분 보충이 도움이 될까 의문을 표하는 팬이 적잖다. 갑자기 광고가 나와 경기 흐름이 깨진다는 불만도 많다.

결론부터 말하면, 하이드레이션 브레이크는 과학적으로 유용하다. 다만 조건이 붙는다. 단순히 물 몇 모금 마시는 3분이라면 효과는 제한적이다. 차가운 음료에 얼음수건, 그늘, 빠른 전술 정비가 함께 이뤄질 때 가치가 커진다.

FIFA는 2026 북중미월드컵에 하이드레이션 브레이크를 의무 적용했다. 이에 따라 이번 대회 경기는 농구처럼 4쿼터로 진행된다. <사진=인공지능(챗GPT) 생성 이미지>

독일과 호주 연구팀은 2025년 조사 보고서 ‘축구 경기 전 냉각과 경기 중 냉각 휴식이 체온 조절과 경기력에 미치는 영향(Effects of Pre-cooling and Cooling Breaks on Thermoregulatory, Physiological and Match Running Responses During Football in Moderate and Hot Temperatures)’을 냈다. 연구팀은 축구 경기 중 3분 휴식이 심부체온(주요 장기의 온도) 상승을 늦추고, 냉각 조치를 병행하면 피로감, 열감도 줄인다고 전했다. 이런 효과는 북중미월드컵과 같이 더운 환경에서 더 효과적이었다.

문제는 3분이다. 연구팀은 3분간 휴식이 효과는 있지만 완전한 회복이 아니라 열의 상승세를 잠시 늦추는 장치에 가깝다고 지적했다. 이전 축구 시뮬레이션에서도 기온 35℃ 환경에서 3분 휴식은 심부체온을 약 0.25℃ 낮추는데 그쳤다.

중요한 포인트는 하이드레이션과 냉각의 차이다. 물을 마시는 것은 탈수를 늦추지만, 체온을 즉각 크게 떨어뜨리지는 못한다. 목과 머리, 팔, 등에 차가운 수건을 대는 적극적 냉각이 병행돼야 한다. 하이드레이션 브레이크 때 차가운 수건 등 냉각에 신경을 쓰면 체온을 분당 약 0.12℃ 낮출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하이드레이션 브레이크는 관중 입장에서 경기 흐름을 끊어버린다. <사진=pixabay>

선수 기량 유지 면에서 하이드레이션 브레이크는 대체로 긍정적이다. 축구선수의 총 이동거리와 고속 질주 시간을 줄일 수 있고, 이는 열에 의한 스트레스를 조절하는 능력을 유지하도록 돕는다.

불리한 점도 있다. 경기 리듬이 끊어지는 것은 어쩔 수 없다. 흐름을 타던 팀은 불리하고, 수세에 몰린 팀은 숨 돌릴 기회가 주어진다. 생리학적으로는 선수 보호 장치지만, 전술적으로는 사실상 짧은 작전타임이므로 경기 흐름이나 상황이 바뀌기도 한다. 

모든 선수에게 같은 효과가 나타나는 것도 아니다. 호주 연구팀이 지난해 내놓은 실험 보고서 ‘고온에서 훈련된 여성 축구선수를 대상으로 한 시뮬레이션-FIFA 하이드레이션 브레이크의 효과(Efficacy of the FIFA cooling break heat policy during an intermittent treadmill football simulation in hot conditions in trained females)’는 월드컵을 준비하는 FIFA의 선수보호 정책이 제한적임을 지적했다.

이번 월드컵처럼 무더운 환경에서 선수들 체열은 금세 올라간다. <사진=인공지능(챗GPT) 생성 이미지>

3분간 휴식의 효과를 무더위 속 여자 축구 경기를 통해 직접 들여다본 연구팀은 생리적, 체감상 이득이 크지 않다고 결론 내렸다. 오히려 3분 휴식을 하프타임 5분 연장과 결합할 때 열 스트레스 및 심혈관 부담이 더 줄었다.

결론적으로 하이드레이션 브레이크는 선수 보호에 도움은 된다. 그러나 3분은 충분한 회복 시간이라기보다 위험한 체온 상승을 늦추는 최소한의 안전장치에 가깝다. 물만 마시는 휴식이라면 효과는 더욱 작아지므로 얼음을 활용한 적극적 냉각이 병행돼야 한다. 경기력 유지에는 대체로 유리하지만, 경기 흐름과 전술 균형을 흔드는 부작용은 분명하다.

하이드레이션 브레이크는 점차 더워지는 지구 환경에 적응하는 방식이다. 3분 휴식이 과학적으로 의미를 가지려면, 단순히 물을 마시는 시간이 아니라 정교하게 계획된 냉각 조치가 마련돼야 한다고 과학자들은 봤다.

이윤서 기자 lys@sputnik.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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