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확진자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는 이탈리아가 60대 이상의 삽관 치료를 중단한 것으로 나타났다. 패닉에 빠진 정부와 의료진이 사망률이 높은 고령자의 치료를 사실상 포기했다는 의미여서 충격을 준다.
이탈리아 일간지 일 지오날레의 9일(현지시간) 인터넷판 기사에 따르면, 현지 의료진은 급증하는 코로나19 환자를 감당하지 못해 60대 이상의 삽관 치료를 중단할 지경에 놓였다.
‘Non possiamo intubare tutti. Dobbiamo evitare gli over 60(모든 환자에 대한 삽관치료는 불가능. 60대 이상은 피해야 한다’는 제목의 기사를 보면, 밀라노 등지에서 실제로 60대 이상 환자의 삽관치료가 중단됐다.
일 지오날레는 “60대 이상 코로나 확진자의 경우 삽관치료를 못한다. 상황이 대단히 심각하다”며 “이탈리아 의료진은 젊은 사람, 기저질환이 없는 사람 등에게만 삽관치료를 하는 선택의 기로에 섰다. 많은 사람을 구하지 못하는 실정”이라고 설명했다.
삽관법은 위태로운 환자를 즉시 구하기 위한 매우 적극적인 의료방법이다. 기도나 창자 등에 관을 삽입하는 것으로 정지된 호흡을 재개하거나 막힌 기관을 뚫는 데 효과적이다.
고령자에게 삽관법은 꽤 까다롭다. 코로나19 등 위험성이 높은 질환의 경우 삽관하려면 마취를 해야하는데 고령자는 마취 과정에서도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때문에 이탈리아 의료진은 상대적으로 젊고 건강한 코로나19 확진자를 우선 구하기 위해 60대 이상은 사실상 포기한 상황이라고 일 지오날레는 보도했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이탈리아는 11일 기준 코로나19 확진자가 1만 명을 넘어섰고 사망자도 631명으로 집계됐다. 이탈리아 정부는 국민의 이동을 전면금지하기에 이르렀고 이 영향으로 유럽 증시가 폭락하는 등 경제에도 부정적 영향을 주고 있다.
이윤서 기자 lys@sputnik.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