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평범한 50대 회사원이 코로나 치료는 고사하고 검사도 못 받은 채 사망해 논란이 일고 있다. 의료붕괴가 현실이 된 일본의 현실을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사례여서 충격이 확산되고 있다.

도쿄신문은 26일 인터넷판 기사를 통해 도쿄 세타가야구 회사 기숙사에 머물다 코로나19 바이러스에 감염돼 숨진 50대 회사원의 사연을 전했다. 이 남성은 PCR검사를 받으려 보건소에 수차례 연락했지만 전화가 연결되지 않는 바람에 치료시기를 놓치고 말았다.

신문에 따르면 숨진 남성은 지난 3일 체온이 오르자 큐슈에 사는 아내에게 라인(LINE)을 통해 “코로나19 바이러스에 감염됐을 지도 모르겠다”고 알렸다. 남성은 발열 며칠 전 회사 상사가 열이 나고 기침을 하는 것을 떠올리고 코로나 감염을 직감했다.

일본은 코로나19 확진자가 급증해 사후 양성반정이 나는 기현상이 이어지고 있다. <사진=ANN 뉴스 영상 캡처>

이후 남성은 검사를 받기 위해 보건소에 연락했다. 하지만 최근 도쿄의 코로나19 확진자가 급증하는 등 상황이 급박해 전화는 좀처럼 연결되지 않았다.

치료는 물론 검사도 못 받던 남성은 발열 7일째에야 자신의 상사가 코로나19 확진자라는 통보를 받았다. 회사는 “상사와 밀접접촉자로 분류됐으니 반드시 보건소에서 PCR검사를 받으라”고 안내했다.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이 확실하다는 생각에 남성은 다급하게 보건소에 연락했다. 하지만 이번에도 전화는 연결되지 않았다. 평소 진찰을 받던 의사 도움으로 이틀 뒤 PCR검사를 겨우 받은 남성은 아내에게 “사람이 너무 많아 결과는 1주일 뒤에나 나올 것”이라고 알렸다.

남성은 입원을 원했지만 병원은 이미 사람으로 꽉 찬 상태였다. 결국 다시 숙소로 돌아와 자가격리에 들어간 그는 고통이 점점 심해지자 “기침이 많이 난다. 가슴이 아파 잠을 못 잔다”는 메시지를 아내에게 보냈다.

발열 열 하루째가 되던 아침, 남성은 숨진 채 동료에 의해 발견됐다. 경찰은 방호복을 입고 밀봉된 남성의 시신을 장례업체에 보냈다. 감염 우려 탓에 남성의 시신은 아내와 작별인사도 못 나눈 채 그대로 화장됐다.

고인의 아내는 “발열도 있고 기침도 하는데 검사를 못 받았다. 입원은 꿈도 못 꿨다”며 “다시는 같은 일이 반복되지 않도록 정부가 정신을 차려야 한다”고 눈물을 흘렸다.

한편 월드오미터에 따르면 27일 현재 일본의 코로나19 누적확진자는 1만3441명, 누적사망자는 372명이다.

이윤서 기자 lys@sputnik.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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