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배우 케이트 블란쳇이 천재 감독 기예르모 델 토로의 애니메이션 '피노키오'에 전격 합류했다. 

데드라인의 20일자(현지시간) 기사에 따르면, 배우 케이트 블란쳇은 내년 넷플릭스가 선을 보일 스톱 모션 애니메이션 '피노키오' 캐스팅에 포함됐다. 현 시점에서 그의 역할까지는 공개되지 않았다.

'피노키오'는 2008년부터 기예르모 델 토로가 기획한 애니메이션이다. 투자에 어려움을 겪어 지지부진하다 넷플릭스가 지갑을 열면서 캐스팅은 물론 목소리 녹음까지 일사천리로 제작이 진행되고 있다. 

말하는 귀뚜라미 지미니 크리켓 역의 이완 맥그리거는 "상당 부분 제 녹음이 진행된 상태"라며 "코로나19 영향이 없지 않으나 아무래도 애니메이션이다 보니 진행이 원활하다. 내년 공개는 문제없을 것"이라고 귀띔했다.

케이트 블란쳇의 최근작인 '벽 속에 숨은 마법시계(2018)' 중에서 <사진=영화 '벽 속에 숨은 마법시계' 스틸>

이 작품은 디즈니가 현재 캐스팅을 진행 중인 실사판 '피노키오'와 비교되며 이래저래 주목 받는다. 실사판의 경우 최근 톰 행크스가 주요 배역에 거론된 적이 있는데, 애니메이션 판에 케이트 블란쳇이 출연하게 되면서 기예르모 델 토로 버전에 대한 관심이 확실히 커졌다.

케이트 블란쳇과 오랜만에 한 작품에서 만나는 틸다 스윈튼 <사진=영화 '콘스탄틴' 스틸>

그도 그럴 것이, 이 작품에는 이미 신들린 연기로 유명한 크리스토프 왈츠를 비롯해 이완 맥그리거, 데이빗 브래들리, 론 펄먼이 합류한 상태다. 데이빗 핀처의 화제작 '벤자민 버튼의 시간은 거꾸로 간다(The Curious Case Of Benjamin Button, 2008)'에서 함께 한 틸다 스윈튼까지 캐스팅된 상황이어서 이들이 펼칠 목소리 연기에 이목이 쏠린다.

영화 '반지의 제왕'에서 갈라드리엘 캐릭터로 짧고도 강렬한 카리스마를 보여줬던 케이트 블란쳇은 세계가 인정하는 연기파다. 대표작 '에비에이터'를 포함해 '노트 온 어 스캔달' '골든 에이지' '아임 낫 데어' 등으로 아카데미 시상식 후보에 지명됐다. '바벨' '벤자민 버튼의 시간은 거꾸로 간다' 등에서 브래드 피트와 호흡을 맞웠고 2013년 '블루 재스민'으로 마침내 아카데미 여우주연상을 거머쥐었다. 

케이트 블란쳇의 숱한 명작 중 손에 꼽는 '블루 재스민'. 감독의 미투 논란에 빛이 살짝 바랬다. <사진=영화 '블루 재스민' 스틸>

숱한 명배우의 출연과 더불어 관심이 가는 건 천재 감독의 연출 방향이다. 기예르모 델 토로는 '판의 미로-오필리아와 세 개의 열쇠'의 각본 및 연출을 시작으로 '헬보이' 시리즈의 원안 및 각본 연출, '007' 시리즈의 단역, '스플라이스'와 '쿵푸팬더' 시리즈 기획, '비우티풀' 제작 등 영화인이 보여줄 수 있는 모든 재능을 뽐내왔다. 2018년 연출작 '셰이프 오브 워터'로는 베니스영화제 황금사자상과 아카데미 작품상을 수상했다. 기괴하고 상상을 초월하며 그로테스크한 연출로 명성이 자자한 만큼 '피노키오'가 어떤 분위기를 보여줄 지 기대된다.

애니메이션 '피노키오'는 파시즘이 대두되던 당시의 이탈리아를 배경으로 이야기를 펼쳐 나간다. 디즈니가 준비 중인 실사 영화 '피노키오'의 개봉보다 앞선 내년 스트리밍이 예정돼 있다. 

서지우 기자 zeewoo@sputnik.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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