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모로코 조각가가 작업하던 물고기 조각상이 거센 비난여론에 철거됐다. 생동감 넘치는 도시의 이미지를 형상화한 것 치고는 너무 음란해 보인다는 주민 원성에 결국 조각가가 백기를 들었다.

더 선 등 외신들은 최근 기사를 통해 모로코 북서부 도시 케니트라에서 벌어진 조각상 철거소동을 전했다. 차들이 많이 오가는 간선도로 교차로에서 제작되던 문제의 조각상은 거대한 물고기 두 마리가 하늘을 향해 뛰어오르는 형상을 하고 있다. 

주민들이 민원을 제기한 문제의 조각상 <사진=페이스북>

모로코 현지 조각가가 참여한 이 작품은 그러나 완성되기도 전에 시민들의 불만을 샀다. 특유의 물고기 형상이 아닌 원통형인 데다 마치 남성의 주요부위를 닮아 아주 외설적이라는 것. 한 주민은 "아이들이 쳐다볼 때마다 얼굴이 화끈거린다. 이슬람 국가인 모로코에서는 상상도 하지 못할 일"이라고 비판했다.

결국 수많은 시민들이 케니트라 시청에 민원을 넣었다. 게다가 시청 공식 페이스북에는 "이런 외설적인 것에 얼마나 많은 세금이 들어갔는가"란 비판이 올라오기 시작했다. 다만 케니트라시는 "조각상은 적절한 경위를 거쳐 제작이 결정된 것"이라며 "세금낭비가 아니며, 시청은 작가의 의견을 존중한다"고 설명했다.

시청이 일단 시민들을 달랬지만 작가는 스스로 물고기 조각을 철거했다. 작품세계를 이해하지 못하는 시민들에게 본인의 조각을 선보이는 것은 불행한 일이라는 입장도 밝혔다.

작가는 "물고기가 하늘을 향해 솟구치는 것은 대서양 연안의 주요 도시로서 케니트라의 부를 상징한 것"이라며 "이를 이해하지 못하고 외설적으로 바라보는 시민들이라면, 제 작품과 함께 할 자격이 없다"고 불쾌감을 드러냈다.  

이어 "두 마리의 물고기를 형상화한 뒤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 청동색으로 칠하려고 했다. 비늘을 달고, 음악에 따라 물이 솟아오르는 분수와 야간 전용 조명도 설치할 계획이었다"며 "완성된 뒤에도 외설적으로 보였을 지 시민들에게 묻고 싶다"고 덧붙였다. 

이윤서 기자 lys@sputnik.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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