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이완 첼로여신 오우양나나(어우양나나, 19)가 중국 국경절 특집프로그램에 등장, 애국가를 불러 논란이 한창이다. 대만을 대표하는 배우 린즈링(임지령, 45) 역시 과거 같은 노래를 부른 전력이 다시 도마에 올랐다.
오우양나나는 지난달 30일 방송한 중국 국경절 특별프로그램에서 출연자들과 '나의 조국(我的祖國)'을 불러 자국민들의 강한 반발을 샀다. '나의 조국'은 중국 국가 '의용군진행곡'과 더불어 중국을 찬양하는 대표적인 애국가다.
가뜩이나 중국으로부터 독립하기 위해 오랜 세월 투쟁해온 대만인들은 자국이 배출한 첼로여신이자 탤런트가 중국을 대놓고 찬양한 데 원색적인 불쾌감을 드러냈다.
대만 정부기관도 이번 사태를 심각하게 받아들였다. 타이완 행정원은 방송 직후인 30일 밤 오우양나나의 '나의 조국' 제창과 관련, 성명을 내고 "국민들의 반감을 일으키는 중대행위"라고 유감을 표했다. 행정원은 오우양나나의 부친이자 타이베이 시의원(4선) 어우양룽(구양룡)이 반공대원으로 출연했던 타이완 드라마 '란여흑'(1985)을 언급하며 부녀가 너무 다르다고 꼬집었다. 쑤전창(蘇貞昌, 소정창) 행정원장도 "자유나 민주를 논할 자격이 가장 없는 나라에 (오우양나나가)이용당했다"고 개탄했다.
오우양나나는 이전에도 공식석상에서 중국 공산당을 지지하는 발언을 해 뭇매를 맞았다. 당시 대만 국민들 사이에서는 "그렇게 좋으면 중국에서 살아라"는 비판이 거셌다. 이번에 '나의 조국' 제창 사실로 부친 어우양룽을 향한 비난도 극심하다. 개인 SNS에까지 욕설이 이어지자 어우양룽은 "조만간 시간을 내 해명할 것"이라고 대응했다.
일각에선 대만 국민배우 린즈링(임지령)에 대한 쓴소리도 나온다. 일본 댄스보컬그룹 에그자일(EXILE) 소속 아키라(AKIRA)와 결혼한 그는 과거 중국 본토에서 '나의 조국'을 부른 사실이 새삼 조명 받으며 싸잡아 비난 받고 있다.
타이완 언론들은 오우양나나 사태 직후 보도를 통해 지난해 중국 네이멍구자치구 퉁랴오의 초등학교를 방문한 린즈링이 아이들과 함께 교실에서 '나의 조국'을 불렀다고 전했다. 당시 도서와 책상 등을 기증하기 위해 퉁랴오 시내 초등학교를 찾은 린즈링은 아이들에게 '나의 조국'을 함께 부르자고 권했고, 관련 사진기사도 큼지막하게 난 바 있다.
한편 이번 사태와 관련, 타이완 내부에선 린즈링과 오우양나나 등 중국을 찬양한 '배신자'들은 처벌할 법을 만들자는 여론도 거세지고 있다.
서지우 기자 zeewoo@sputnik.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