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세대 우주 관측 장비 제임스웹우주망원경이 촬영한 최초의 고해상도 이미지가 전격 공개됐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12일 아침(한국시간) 백악관 정례 행사에서 미 항공우주국(NASA)과 유럽우주국(ESA), 캐나다우주국(CSA)이 운용하는 제임스웹의 첫 사진을 직접 선보였다.
제임스웹이 과학 관측을 통해 얻은 최초의 고해상도 이미지에는 은하단 ‘SMACS 0723’이 담겼다. ‘SMACS 0723’은 남쪽 하늘 날치자리 방향으로 약 42억4000만 광년 떨어졌는데, 제임스웹이 총 6개 필터를 활용해 얻은 적외선 이미지에 빨간색과 오렌지색, 녹색, 파란색을 착색해 장대한 은하단 사진이 완성됐다.
은하단은 무수한 천체와 가스 등의 집합체인 은하가 수백~수천 개나 모여 형성된다. 그 엄청난 질량에 의해 시공간이 왜곡되면서 지구에서 볼 때 은하단 안쪽 천체에서 나온 빛의 진행 방향이 휘어지는 중력렌즈 현상이 확인된다.
제임스웹이 촬영한 은하단 ‘SMACS 0723’ 사진은 가늘고 길게 비틀어진 중력렌즈 효과의 흔적이 여럿 관찰된다. 30년간 우주를 탐사한 허블우주망원경이 촬영한 같은 은하단 사진에 비해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선명해 제임스웹의 성능을 가늠하게 해준다.
NASA는 “중력렌즈 효과가 나타나는 천체의 상은 왜곡될 뿐만 아니라 확대될 수 있어 중력렌즈는 먼 곳의 천체를 관측하기 위한 천연 망원경으로 이용될 수 있다”며 “제임스웹이 포착한 은하의 질량이나 나이, 역사, 조성 과정 등 상세한 히스토리를 재구성하는 연구가 진행될 것”이라고 전했다.
제임스웹 최초의 딥 필드(Webb’s First Deep Field)로 불리는 ‘SMACS 0723’ 이미지 촬영에는 근적외선 카메라 ‘NIRCam’이 사용됐다. NASA에 따르면, 사진은 지금까지 포착된 적이 없는 어두운 천체를 포함한 수천 개의 새로운 은하를 담고 있다. 심지어 130억 광년 이상 앞에 있는 천체도 찍혔을 가능성이 있다.
NASA는 “제임스웹은 화상 촬영에 총 12.5 시간을 소비했다”며 “적외선을 활용하므로 어두운 천체를 허블우주망원경에 비해 훨씬 선명하게 잡아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허블이 같은 사진을 얻으려면 12시간이 아니라 몇 주는 걸려야 한다”고 덧붙였다.
NASA와 ESA, CSA는 12일 오후 11시30분부터 제임스웹의 주요 탐사 대상인 천체 4개의 최신 사진 및 데이터도 공개할 예정이다. 대상과 대략적인 설명은 다음과 같다.
▶용골자리 성운(Carina Nebula) : 용골자리 방향으로 약 7600광년 떨어진 발광성운(전리수소영역)
▶WASP-96b : 봉황자리 방향으로 약 1150광년 떨어진 외계행성
▶NGC 3132 : 팔렬성운(Eight-Burst Nebula) 또는 남쪽고리성운(Southern Ring Nebula). 돛자리 방향으로 약 2000광년 떨어진 행성상 성운이다.
▶스테판 5중주(Stephan's Quintet) : 페가수스자리 방향의 5개 은하
정이안 기자 anglee@sputnik.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