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텐츠 왕국 디즈니가 극장용 영화 대신 OTT 사업에 주력한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언택트 문화가 자리를 잡으면서 회사의 화력을 디즈니 플러스에 쏟아 부을 전망이다.

기즈모도 등 외신들은 24일(한국시간) 기사를 통해 디즈니가 극장용 영화에 들이던 힘을 빼고 OTT 총력전에 나선다고 전했다.

디즈니의 전략 변화는 코로나19로 언택트가 일상화되고 극장 관객이 대폭 감소하면서 내려졌다. 디즈니는 OTT 시장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업계 1위 넷플릭스를 잡기 위해 지난해 11월 인터넷 스트리밍 서비스 디즈니 플러스를 론칭한 바 있다.

이번 전략에 따라 디즈니 플러스 라인업은 한층 강화된다. 1년여 간 쌓인 디즈니 플러스 사용자들을 기반으로 자사 콘텐츠를 대대적으로 공급할 예정이다. 디즈니 플러스는 후발주자라는 핸디캡에도 서비스 개시 당일 가입 신청 1000만 건을 넘었고, 현재 가입자 수는 1억 명으로 추산된다.

디즈니 플러스 <사진=디즈니 플러스 한국어 홈페이지>

세계 영화시장에서 큰 파이를 차지해온 국내 시장을 겨냥한 디즈니의 행보도 발빠르다. 내년 한국 상륙이 예정된 디즈니 플러스는 이미 한국어 웹사이트를 열고 디즈니와 픽사, 마블, 루카스필름, 내셔널지오그래픽 등 자회사 콘텐츠 소식을 받아볼 이메일 등록 서비스를 진행 중이다.

디즈니의 이번 결정은 극장용 영화뿐 아니라 산하 엔터테인먼트 회사들이 부진에 허덕이면서 내려졌다.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대표적인 테마파크 디즈니랜드가 폐쇄 및 방문자 감소라는 직격탄을 맞았다. 결국 디즈니랜드 종업원 2만8000명이 해고되는 불상사도 벌어졌다.

리우페이(유역비)의 망언과 코로나19 영향으로 극장서는 실패한 '뮬란'은 OTT로는 성공을 거뒀다. <사진=영화 '뮬란' 스틸>

이미 디즈니는 올봄, 주력 영화로 손꼽았던 ‘뮬란’을 OTT로 전환해 서비스하며 시뮬레이션을 마쳤다. 코로나19의 영향으로 몇 차례 개봉이 연기된 ‘뮬란’은 지난 9월 디즈니 플러스를 통해 스트리밍됐다. 6.99달러(약 7900원)의 월 시청료에 29.99달러(약 3만4000원)의 추가 시청료가 부과되는 프리미엄 비디오 온디맨드(PVOD) 형태였다. 너무 비싸다는 부정적 견해가 지배적이었으나 결과는 성공적이었다. ‘뮬란’은 디즈니 플러스에서 총 900만회 판매되며 2억7000만 달러(약 3050억원)의 수익을 올렸다. 디즈니는 이를 교훈 삼아 앞으로 제작될 영화를 OTT 서비스로 직행할 가능성이 크다.  

라인업도 우려와 달리 탄탄한 편. '레고 스타워즈:홀리데이 스페셜' '소울'이 이달부터~12월 말까지, '박물관이 살아있다' 애니메이션 버전이 내년 공개된다. 여기에 카밀라 카베요가 참여한 실사판 '신데렐라'와 '돈키호테' '나홀로 집에'와 '로빈 후드' 리메이크판, '시스터 액트3'이 개봉 및 촬영을 앞두고 있다. 드라마의 경우 '완다 비전' '스칼렛 위치' '팔콘 앤 윈터솔져'의 공개는 이미 결정됐고, 닉 퓨리와 쉬 헐크 등 마블 세계관 속 인기 캐릭터의 스핀오프 드라마 제작소식도 속속 들어오고 있다. 

애니메이션 라인도 강한 디즈니 플러스. 자사 애니뿐 아니라 마블 영화의 애니메이션 버전도 풍부하다. <사진=디즈니플러스 유튜브 공식 채널 '2020 9월 라인업' 캡처>

디즈니의 결정은 다른 OTT 업체, 특히 1위를 달리는 넷플릭스에도 자극이 될 전망이다. 미국에서는 현재 많은 극장이 폐쇄 중이며, 극장 체인 사업에서 철수하는 기업도 적잖다. 업계 거물인 디즈니가 OTT에 화력을 퍼붓는 것을 넷플릭스, 애플TV, 아마존, HBO Max 등이 손 놓고 지켜볼 리 만무하다. 

한편 기존 극장 사업자들도 OTT 등 비대면 콘텐츠에 눈을 돌리면서 향후 OTT 시장은 격전지가 될 전망이다. 미국과 중국, 일본 등 해외는 물론 국내 극장사업자들이 이 시장에 주목해왔기 때문이다. CGV와 롯데 등 국내 극장사업자들이 코로나19 사태에 개봉관 수를 30%까지 줄이는 한편, OTT뿐 아니라 영화를 또 다른 방식으로 공급할 플랫폼 개발에 몰두하고 있다. 

서지우 기자 zeewoo@sputnik.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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