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시청료 강제징수 논란으로 비판을 받는 일본 공영방송 NHK가 미국 특파원 가발 소동으로 뭇매를 맞았다.

데일리신초 등 현지 언론들은 13일 기사를 통해 미국 대통령선거 소식을 전하는 뉴스에 가발을 착용하고 등장한 NHK 기자 쿠리하라 타케시(41) 해프닝의 전말을 전했다.

NHK 미국 워싱턴지국 쿠리하라 기자는 최근 방송한 '오하요 닛폰'에서 가발을 쓴 채 화면에 잡혀 시청자들을 놀라게 했다. 전만 해도 7대 3 헤어스타일로 보도를 진행했던 쿠리하라 기자는 한눈에도 티가 나는 가발을 뒤집어써 실소를 자아냈다.

NHK 홈페이지 시청자 게시판 등에는 곧장 항의 글이 이어졌다. 탈모나 흰머리를 가리는 목적이 아니라 누가 봐도 장난이어서 불쾌했다는 반응이 주를 이뤘다. 다른 매체들도 “공영방송인 NHK가 미국 대선이라는 중요한 이벤트를 전하며 시청자들에게 웃음을 주고 싶었던 모양”이라고 꼬집었다.

가발을 쓴 쿠리하라 타케시 기자 <사진=NHK '오하요 닛폰' 캡처>

한 매체는 “민영방송사 예능이라면 몰라도 공영방송 시사 프로그램에서 기자가 가발을 썼다니 이해하기 어렵다”며 “하물며 시청자 수신료로 운영되는 NHK가 미 대선 뉴스를 그 정도 수준으로 내보내다니 어이없다”고 질타했다.

NHK 보도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방송은 항상 품위와 절도가 있어야 하며, 이를 어겨 시청자에게 불쾌감이나 고통을 주는 내용 및 장면은 피해야 한다. 현재 NHK는 공영방송으로서 중요성을 강조하면서 전국 시청자로부터 수신료를 징수하기 위해 TV 설치신고 의무화를 추진해 논란이 한창이다.

일부에선 쿠리하라 타케시 기자 해프닝에 대한 NHK 대응도 문제라는 지적이 나온다. 보도국 기자임에도 장난을 친 데 대한 징계가 주의 정도였다는 것. 쿠리하라 타케시 기자가 NHK의 에이스라 경징계에 그쳤다는 소문도 무성하다.

한 매체는 "지난 6월에도 이상한 가발을 쓰고 등장한 전력이 있는데도 NHK가 별 대응을 하지 않았다는 건 방송사의 도덕적 해이가 의심되는 부분"이라고 비난했다.

일본 최고 명문 도쿄대학교를 졸업한 쿠리하라 타케시 기자는 2005년 NHK에 입국했다. 보통 NHK 기자가 지방 방송국 두세 군데를 거쳐 본부로 입성하는 것과 달리 오카야마 지국 근무 후 곧바로 도쿄에 발령됐다. 보도국 정치부 기자로 활동하며 총리관저와 외무성, 여당, 야당에 출입했고 미국 스탠퍼드대 유학 이후 워싱턴 지국으로 옮겼다.

NHK는 이번 해프닝에 대해 공식 입장을 내지 않았다.

이윤서 기자 lys@sputnik.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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