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색왜성을 공전하는 외계행성의 약 30%에는 물이 존재할 가능성이 제기됐다.

미국 플로리다대학교 연구팀은 태양보다 크기와 질량이 작은 적색왜성의 주변을 도는 외계행성의 약 30%는 물을 가졌다는 내용의 조사 보고서를 30일 발표했다.

연구팀은 미 항공우주국(NASA)의 케플러우주망원경과 유럽우주국(ESA)의 가이아우주망원경 관측 데이터를 이용해 적색왜성 101개를 특정하고, 이를 각각 공전하는 외계행성 163개를 추려냈다. 연구팀은 이 행성들의 궤도 이심률과 기조력(조석력)을 중점적으로 들여다봤다.

궤도 이심률은 주성을 공전하는 동반성의 궤도가 일그러진 정도를 말한다. 달의 공전궤도는 이심률 0.0549의 타원형이다. 이 때문에 달이 지구에 가장 가까워질 때와 멀어질 때 거리는 약 4만㎞ 차이가 난다. 달이 지구와 가까울 때 보이는 보름달은 유독 커서 슈퍼문이라고 부른다.

적색왜성 주변을 도는 외계행성의 상상도 <사진=NASA 제트추진연구소(JPL) 공식 홈페이지>

기조력은 주성과 동반성 사이의 조석 현상을 일으키는 힘이다. 조석 현상은 인력이 작용해 천체의 해수면이 주기적으로 오르내리는 것을 말한다.

연구팀 관계자는 "적색왜성 표면 온도는 약 4000℃로, 물이 존재하는 해비터블 존은 주성에서 가까운 곳에 형성된다"며 "이곳을 공전하는 행성은 주성 기조력의 영향을 많이 받아 변형되는데, 행성 궤도가 타원형이라면 공전할 때마다 변형 정도가 주기적으로 변해 내부에서 조석가열이 일어난다"고 전했다.

이어 "조석가열로 인한 내부 열원에 의해 행성에서는 여러 현상이 벌어진다"며 "목성 위성 이오 지표면의 활발한 화산 활동, 토성 위성 엔켈라두스가 뿜어내는 엄청난 크기의 물기둥(수증기 플룸)이 대표적"이라고 설명했다.

연구팀은 163개 행성 중 극단적인 조석 가열이 없어 표면에 물이 존재할 가능성이 큰 천체를 골라냈다. 분석 결과 조사 대상 중 3분의 2는 공전궤도 이심률이 크고 기조력이 강해 지표면의 물이 바싹 말라버린 것으로 추측됐다.

화산 활동이 활발한 이오(왼쪽)와 극지대를 중심으로 수증기 플룸이 분출되는 엔켈라두스 <사진=NASA 공식 홈페이지>

나머지 3분의 1의 행성은 조석 가열이 심하지 않아 표면에 물이 존재할 확률이 상대적으로 높게 나타났다. 연구팀은 주성을 단독으로 공전하는 행성일수록 공전궤도 이심률이 큰 경향을 새로 파악했다.

아울러 연구팀은 적색왜성과 거리나 공전궤도 이심률은 물론, 주성의 활동성도 행성의 물 존재 가능성에 영향을 준다고 결론 내렸다. 실제로 지구에서 약 4.2광년 떨어진 적색왜성 프록시마 센타우리는 활동성이 대단히 높은데, 그 해비터블 존을 공전하는 외계행성 프록시마 센타우리b의 생명체 존재 가능성이 낮을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이어지고 있다.

지금까지 천문학자들이 발견한 외계행성은 약 5400개다. 암석질의 지구형 행성이면서 적색왜성 주변을 공전하는 천체는 대부분 해비터블 존에 자리하기 때문에 외계행성 탐사의 우선 목표물이 되고 있다.

정이안 기자 anglee@sputnik.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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