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 지적으로 생겼네요.”

주변으로부터 똑똑하게 생겼다는 말을 듣는 얼굴일지라도 실제 인지능력과는 아무 연관이 없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벨기에 루벤가톨릭대학교 피터 클레즈 교수 등 연구팀은 최근 국제 유전학술지 Nature Genetics에 발표한 논문에서 얼굴과 뇌의 생김새에 관여하는 유전자가 특정됐지만 인지능력과는 전혀 관계가 없었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UK바이오뱅크에 의뢰, 유럽인 조상을 가진 2만명 가까운 사람들의 뇌 자기공명영상(MRI) 사진과 유전정보를 입수했다. 이후 각 피실험자의 안면 3D 모델을 뽑아내 얼굴 및 뇌 형상에 동시에 영향을 주는 유전자를 분석했다. 

수학천재의 이야기를 다룬 영화 '네이든' <사진=영화 '네이든' 스틸>

그 결과, 얼굴과 뇌 형상에 직접 관여하는 유전자자리(염색체에서 각 유전자가 차지하는 위치)가 발견됐지만 인지능력에 영향을 미치는 유전자와는 관계가 없었다. 즉, 사람들 눈에 비치는 온갖 얼굴들 자체가 실제 지능과는 아무 연관성이 없다는 이야기다. 

피터 클레즈 교수는 “뇌와 얼굴 형상을 좌우하는 유전자가 중복적으로 발견됐는데, 하나같이 사람의 행동이나 인지에 관계하는 유전자와 무관했다”며 “아무리 고도의 기술을 사용한다고 해도, 현재로서는 얼굴 생김새로 그 사람의 행동이나 지력을 예측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연구팀은 얼굴 생김새를 분석해 정신질환 발병의 연관성을 알아내는 것 역시 현재로서는 불가능하다고 결론 내렸다. 학계에서는 얼굴을 형성하는 과정에서 양극성장애(조울증) 등 정신병에 걸릴 가능성을 판독할 가능성이 제기돼 왔다. 

이에 대해 피터 클레즈 교수는 “정신질환 발병 위험을 높이는 유전적 변이와 뇌 모양을 결정하는 유전자가 일부 겹치기는 하지만 이들과 얼굴 형상을 만드는 유전자는 관계가 없는 것으로 드러났다”고 설명했다.  

정이안 기자 anglee@sputnik.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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