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지 밀러(75) 감독의 역작 ‘매드 맥스:분노의 도로’의 임모탄 조로 유명한 배우 휴 키스-번이 2일 세상을 떠났다. 향년 73세.

인도 출신의 호주 배우 휴 키스 번의 부고는 1975년 영화 ‘스카이 하이’를 연출한 브라이언 트렌차드 스미스(74) 감독이 페이스북을 통해 전했다. 고인은 병원에서 아내 등이 지켜보는 가운데 숨을 거뒀으며, 사인은 알려지지 않았다.

악역 연기자 휴 키스 번의 강렬한 카리스마를 보여준 임모탄 조 <사진=영화 '매드 맥스:분노의 도로' 스틸>

휴 키스 번은 1979년 개봉한 조지 밀러의 ‘매드 맥스’에서 폭주족 리더 토커터를 연기해 지명도를 높였다. 36년 만에 등장한 2015년판 ‘매드 맥스:분노의 도로’에서는 강렬한 비주얼과 카리스마를 자랑하는 빌런 임모탄 조로 팬들을 매료시켰다. 
 
브라이언 트렌차드 스미스는 “휴는 곤경에 처한 이들에게 언제든 손을 내미는 따뜻한 사람이었다”며 “갈 곳이 없는 10대들에게 머물 곳을 내주고 오래 전부터 사회 정의와 환경보호에 관심이 많았다”고 돌아봤다. 그는 “특히 인류는 하나라는 의식을 가진 훌륭한 이상의 소유자”라며 “그가 보여준 모범과 우정을 언제까지나 그리워할 것”이라고 애도했다.

1979년작 '매드 맥스' 토커터를 연기하던 시절. 휴 키스 번은 악역을 평생 사랑했다. <사진=영화 '매드 맥스' 스틸>

유독 악역을 많이 연기한 데 대해 휴 키스 번은 생전 인터뷰에서 “나쁜 사람을 연기하는 것에 전혀 문제가 없다”며 “저처럼 과장된 연기를 하는 배우에게 악역은 딱 맞다. 배역이 들어올 때마다 너무 기뻐서 어쩔 수 없다”고 웃었다. 이미지가 악역에 고정되는 데 대해서는 “관객에 사랑받는 캐릭터를 연기하는 것은 하품이 나온다”며 “저로서는 악역 연기를 진심으로 즐기고 있다”고 자랑스러워했다.

생전의 휴 키스 번은 일이 없을 때 자택에서 가족과 시간을 보낸 것으로 전해졌다. 취미인 그림을 그리거나 시를 쓰고 정원을 가꾸며 평범하게 시간을 보냈다. 

일본 베스트셀러 만화 ‘북두의 권’에 지대한 영향을 준 조지 밀러의 ‘매드 맥스’ 시리즈는 현재 샤를리즈 테론(44)이 연기했던 퓨리오사를 내세운 프리퀄이 제작되고 있다. 주인공은 안야 테일러 조이(24)가 캐스팅됐다. 해당 작품에 휴 키스 번이 출연하리라는 기대가 컸지만 그가 세상을 떠나면서 팬들로서는 아쉽게 됐다. 

서지우 기자 zeewoo@sputnik.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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