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은 태아의 건강은 물론 경제력 등 일생에 걸쳐 악영향을 초래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남아프리카공화국 위트워터스랜드대학교 연구팀은 최근 공개한 조사 보고서에서 열사병, 인지기능 저하, 정신건강 악화 등을 초래하는 폭염이 태아에도 막대한 피해를 준다고 주장했다.

연구팀은 폭염이 야기하는 건강의 악영향을 들여다본 선행 연구 29건을 면밀히 분석해 이런 결론을 내렸다. 폭염 중의 태아는 조산 가능성이 커 건강에 손해를 보는 것은 물론, 수입 감소나 조기 사망 위험에 노출되는 등 일생 악영향을 받는다는 게 연구팀 설명이다.

폭염 중에 낳은 아이는 건강은 물론 경제력 면에서도 큰 손해를 본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사진=pixabay>

조사 관계자는 "임신 중 열 노출이 태아에게 미치는 장기적인 영향에 대해 지금까지 별로 연구되지 않았다"며 "29건의 연구 대부분이 임신 중 열 노출이 아이가 장기적으로 건강·경제 면에서 악영향을 준다는 것을 시사했다"고 말했다.

이어 "미국 연구에서는 임신 초기에 기온이 32℃ 넘는 날이 1일 증가할 때마다 아이가 30세가 되는 시점의 연수입이 56달러(약 7만8000원) 감소했다"며 "임신 중의 폭염은 심장병이나 고혈압, 소아 천식, 폐렴의 위험 증가와 같은 여려 질병을 야기했다"고 덧붙였다.

연구팀에 따르면 소아 폐렴의 위험은 임신 중 기온이 1℃ 상승할 때마다 85%나 증가했다. 아프리카 연구에서는 임신 중 열 노출이 증가함에 따라 아이의 영양실조 위험이 높아졌다. 미국 조사에서는 비만 위험이 증가할 가능성도 제기됐다.

지구 온난화가 미치는 영향은 환경에 국한되지 않는다. <사진=pixabay>

조사 관계자는 "섭식장애나 조현병 등 정신질환의 위험도 임신 중 폭염 때문에 증가하는 것은 많은 연구에서 확인됐다"며 "임신 중 열 노출이 종합적으로 아이의 평균 수명을 줄일 가능성은 의심할 여지가 없으며, 모든 영향은 남아보다 여아가 더 컸다"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이런 현상은 임신 고혈압 증후군이나 당뇨병과 같은 산모의 건강 악화, 열로 인한 아기의 발달 및 신경계 손상, 조산 등 출산 시 위험 증가, 태아의 DNA가 입는 피해가 원인으로 생각된다"며 "임산부와 태아를 더위로부터 보호하기 위해 개인·지역사회·국가가 즉각적인 행동을 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윤서 기자 lys@sputnik.kr 

⇨스푸트니크 네이버포스트 바로가기
⇨스푸트니크 유튜브 채널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