까마귀가 원숭이보다 똑똑한 이유는 부모로부터 떨어질 때 생기는 자립심이라는 연구결과가 나와 주목된다. 

독일 막스플랑크진화생물학연구소는 똑똑한 동물로 유명한 까마귀가 부모로부터 독립하는 시기 지능이 비약적으로 발달한다고 최근 발표했다. 

연구팀은 사육 중인 큰까마귀(raven) 8마리의 생후 4개월, 8개월, 12개월, 16개월 시점에서 인지능력이 얼마나 변화하는지 관찰했다.

구체적으로 연구팀은 PCTB(Primate Cognition Test Battery), 즉 영장류 인지능력 테스트를 동원해 큰까마귀 8마리가 자라면서 얼마나 대단한 지능을 갖게 되는지 알아봤다.  

생후 4개월 된 큰까마귀의 지능은 유인원 성체에 필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pixabay>

PCBT는 공간기억과 사물영속성(시계에서 벗어나도 사물이 있다고 이해하는 힘), 덧셈의 이해, 인과관계의 이해 등 인지기능은 물론 커뮤니케이션 능력이나 마음 이론(theory of mind, 타인의 마음을 추측하는 힘) 등 사회적 능력치를 종합 평가한다.

연구 결과 큰까마귀는 이미 생후 4개월에 같은 실험에 동원된 성체 침팬지 106마리와 오랑우탄 32마리의 인지능력을 따라잡았다. 공간인지능력이 다소 뒤쳐졌지만 덧셈 등 숫자의 이해는 상당히 빨랐다. 

까마귀가 영리하다는 사실은 지금까지 여러 실험을 통해 입증돼 왔다. 까마귀는 스스로 도구를 만들어내고 심지어 사용하기 쉽게 개량할 정도로 고도의 지능을 자랑한다. 막스플랑크진화생물학연구소 관계자들은 이번 실험의 성과가 까마귀의 지능이 발달하는 원인을 알아낸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따르면, 큰까마귀는 부모로부터 자립하는 생후 4개월 지능이 급격히 발달했다. 생후 4개월에서 16개월 사이 인지능력 변화는 미미했다. 큰까마귀의 인지능력은 태어나면서부터 매우 빠르게 발달해 몸이 다 자라지 않은 생후 4개월에 완성된다는 의미다. 

작은 뇌를 가진 큰까마귀의 인지능력 발달은 부모로부터 독립할 때 가속화한다. <사진=pixabay>

연구팀 관계자는 “생후 4개월이면 큰까마귀가 부모로부터 자립해 제자리를 찾기 시작하는 시기”라며 “이런 높은 인지능력은 변화무쌍하고 위험천만한 야생에서 자립해야 하는 까마귀의 진화과정에서 생긴 특성”이라고 언급했다.

이어 “원래 어떤 개체의 인지능력 발달은 환경의 영향을 크게 받는다”며 “어린이에게 PCBT를 받게 하면, 사회 스킬 점수가 침팬지를 압도하지만 그 이외의 인지 능력 차이는 거의 없다. 생명체는 살아가는데 필요한 스킬을 중점적으로 습득하는데, 인간의 경우 의사소통이 그것”이라고 말했다. 

막스플랑크진화생물학연구소의 연구결과는 사이언티픽 리포트(Scientific Reports) 최신호에도 소개됐다. 

정이안 기자 anglee@sputnik.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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