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 인기 드라마 '기묘한 이야기(Stranger Things)' 시즌4에 대한 소식이 최근 업데이트되며 팬들 기대가 고조됐다. 코로나19 여파로 촬영이 중단됐던 '기묘한 이야기' 시즌4는 올해 상반기 중 스트리밍될 전망이다. 부제는 '헬파이어 클럽(The Hellfire Club)'으로, 미국과 소련 스파이들의 치열한 초능력 전쟁을 그린다.
새 시즌에는 이미 시즌 1~3을 통해 익숙한 인물들이 대부분 다시 등장한다. 특히 초능력자 일레븐이 극의 중심으로 활약을 펼칠 예정이다. 일레븐은 염동력과 투시력, ESP(초감각 지각 능력) 등 초능력을 갖춘 드라마의 핵심 인물. 1980년대 미국의 한 시골마을에 위치한 정부 시설에서 길러지고 훈련받은 것으로 묘사된다.
이 드라마가 담은 상황은 놀랍게도 실화다. 사실 1970년대부터 시작된 미국과 소련의 초능력 대결에 대한 자료는 이미 상세하게 공개됐다.
초능력 전쟁에 대한 미국 정부의 역사는 2차 세계대전이 한창이던 1940년대로 거슬러 올라간다. 히틀러가 점성가와 예언자에 의존한다는 정보가 접수된 후 2차 세계대전 이후까지도 미국은 초능력의 군사적 적용에 대해 검토했다.
1952년에는 미 국방부에서 심리전의 초능력 유용성에 대한 강의가 진행됐다. 1961년에는 미 중앙정보국(CIA)이 초능력에 관심을 갖게됐고, 영국 옥스퍼드대학교 ESP 연구소 스테픈 I.에이브럼스 소장과도 접촉했다. 이 내용은 CIA 기술 서비스센터 엔지니어였던 케네스 A.크레스 박사가 1977년 CIA 비밀문서에서 찾아냈다.
이후 10년간 별 움직임이 없던 초능력 연구는 1972년 본격화됐다. 레셀 타그 박사라는 레이저학자가 CIA에게 '소련이 초능력 연구에 깊이 관여하고 있다'고 알리면서다. CIA는 미국 미사일 시스템이나 위성장치가 무력화되고 정부 요인 등이 암살될 수 있다는 공포심을 느끼고 본격적인 방어책 수립에 나섰다. 이듬해에는 처음으로 초능력 연구 분야에 5만 달러(약 5500만원)란 당시로선 큰 규모의 예산까지 배정했다.
이후 연구가 의미있는 결과를 얻었는지에 대해서는 의견이 분분하다. 소련의 비밀 미사일 기지와 중동 테러 단체의 발견, 워싱턴에 있는 중국 대사관 내부의 원격 관찰 등 성과를 냈지만 늘 쓸만한 결과를 얻지는 못했다. 결국 '스타게이트'라고 불리는 미국 정부의 ESP 연구 프로그램은 20여년간 계속되다 1990년대 중반에 끝났다.
이같은 미국 정부의 시도는 베스트셀러 서적을 통해서도 널리 알려졌다. 2004년 미국 저널리스트 론 존슨의 '염소를 노려보는 사람들(The Men Who Stare at Goats)'이 대표적이다. 노려보는 것만으로 염소의 심장을 파열시킨다는 제목의 이 책은 2009년 동명 영화(국내에서는 '초민망한 능력자들')로도 선을 보였다. 조지 클루니와 제프 브리지스, 케빈 스페이시, 이완 맥그리거 등 호화 캐스팅을 자랑했지만 흥행은 실패했다.
채유진 기자 eugene@sputnik.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