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류가 제2의 지구 삼아 이주해야할 별은 달이나 화성이 아닌 왜소행성 세레스(Ceres)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핀란드 과학자들로 구성된 연구팀은 11일 과학 및 수학 논문 웹사이트 아카이브(ArXiv)에 발표한 논문에서 화성과 목성 사이의 소행성대에 자리한 왜소행성 세레스 이주를 역설했다.

세레스는 태양계에서 최초로 발견된 왜소행성이다. 공전주기는 4.6년이며 궤도긴반지름은 약 4억1400만㎞, 궤도기울기는 10.61°, 지름은 913㎞다.

핀란드 연구팀이 고안한 스페이스 콜로니 개념도 <사진=ArXiv>

연구팀은 세레스 궤도를 주회하는 인간 정착지 스페이스 콜로니를 만들자고 제안했다. ‘메가 새틀라이트’라는 이름을 붙인 콜로니는 프레임 양면에 실린더 형태의 거대 구조물을 설치한 형태다. 자력을 이용해 직접 접촉하지 않는 형태로 실린더 구조물을 결합한다.

연구팀 관계자는 “프레임 양면의 실린더 형태 구조물 내부에 사람이 사는 환경을 조성하면 된다”며 “실린더를 회전시켜 지구와 같은 중력을 발생시키고 질소를 투입해 지구와 비슷한 대기환경을 창조할 수 있다. 인구가 늘면 거주용 실린더를 증설하면 된다”고 말했다.

프레임은 45도 각도로 두 개의 거대한 거울처럼 결합된다. 이는 태양빛을 모아 실린더 내부에 인공적인 낮과 밤을 만들어내기 위한 구조다. 일본 애니메이션 ‘건담’에 등장하는 벌집 원통형 콜로니와는 사뭇 다르다. 1980년 등장한 ‘건담’ 속 콜로니는 실제 과학자들이 참고도 많이 했고 다른 영화에도 응용됐다.

연구팀이 세레스를 인류 정착지로 꼽는 가장 큰 이유는 중력이다. 실린더 회전으로 생성되는 중력을 지구와 비슷한 수준으로 맞추면 인간이 살 수 있는 환경이 일단 마련된다는 주자이다. 달이나 화성 같은 저중력 환경에서 인간이 장기간 머물 경우 신체에 다양한 이상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애니메이션화된 왜소행성 세레스 <사진=NASA Jet Propulsion Laboratory 유튜브 공식 채널 영상 'Ceres Topographic Globe Animation' 캡처>

2014년 허블 우주망원경이 포착한 세레스 표면의 다량의 수증기도 정착지로 거론되는 이유 중 하나다. 세레스에서 분출된 수증기는 대부분 얼어있는 상태인 다른 행성과 달리 물이 기화한 상태였다. 인류가 지금까지 액체 상태의 물을 발견한 곳은 유로파나 엔셀라두스, 가니메데, 그리고 세레스가 전부다.

물론 세레스에 수분이 충분하고 콜로니 내부의 중력 발생이 가능하다고 가정해도 풀어야할 문제는 많다. 핀란드 연구팀은 향후 연구를 통해 세레스가 달과 화성보다 적합한 인간 정착지임을 입증해나갈 계획이다.

세레스는 아직 그 기원이 명확하지 않고 많은 부분이 베일에 가려졌으나 위에 열거한 장점들로 인해 점차 관심이 커지는 별이다. 일부 과학자는 미래에 행성간 항해가 자유로워질 경우 세레스에 우주정거장을 설치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참고로 세레스의 한 크레이터에는 ‘자청비’라는 한국 이름이 붙어있다. 자청비는 제주도 지방신으로 농업을 관장한다. 이 정겨운 이름은 독일항공우주센터 슈테판 슈뢰더 박사가 제안해 정식으로 승인됐다.

정이안 기자 anglee@sputnik.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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