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 표면에 공룡 뼈가 존재할 황당한 가능성이 제기됐다.
미국의 유명 과학전문 저널리스트 피터 브래넌은 2017년 출판된 '대멸종 연대기(원제 The Ends of the World)'를 통해 "6600만년 전 소행성이 지구와 충돌할 당시 공룡 뼈가 달까지 날아갔다"고 주장했다. 이 내용은 별 주목을 받지 못하다가 23일 매트 오스틴이라는 유명 블로거가 책 일부를 트위터에 포스팅하면서 큰 관심을 받고 있다.
브래넌을 책을 통해 "소행성은 전문가들이 말하는 '가장 치명적인 각도'로 현재 멕시코의 유카탄 반도에 충돌했다. 소행성은 에베레스트산보다 크고, 총알보다 20배 빨리 대기를 통과했다"고 주장했다. 이는 보잉 747 여객기가 순항 고도에서 지상까지 단 0.3초 만에 추락하는 어마어마한 속도다.
이로 인해 소행성은 대기를 찢어내며 우주와 통하는 거대한 진공 구멍를 만들었다. 이에 대해 브래넌은 "이 구멍을 닫기 위해 공기가 몰려들며 엄청난 양의 지구 물질이 우주로 방출됐다. 모두 1~2초 사이에 벌어진 일"이라고 주장했다.
무거운 암석과 공룡 뼈와 같은 물질들이 구멍을 통해 빨려나가며 일부는 달까지 날아갔다는 브래넌은 이를 뒷받침하기 위해 이탈리아 지구물리학자 마리오 레볼레도의 멘트를 인용했다. 마리오는 과거 과학채널과 인터뷰에서 “달에 공룡 뼈가 조금이라도 있을 수 있을까"라는 질문에 망설임 없이 "맞다. 아마도"라고 답했다.
이 주장을 뒷받침할 증거는 없지만, 당시 어떤 일이 일어났는지는 이미 과학자들에 의해 설명됐다.
소행성은 지름 200㎞짜리 분화구를 만들며 바위를 증발시키고 수십 억t의 유황과 이산화탄소를 발생시켰다. 충돌 지점에서 수백㎞ 이내에 있는 모든 생물은 단 몇 분 안에 불타버렸다.
또 충격에 의해 생성된 먼지 구름은 태양을 차단해 기온이 뚝 떨어진 것은 물론, 산성비를 뿌려 지구상 생명체의 75%가 멸종됐다.
아직까지 달에서 발견된 공룡 뼈는 없다. 워싱턴대학교 천체과학 전문가 마크 리처즈 교수는 브래넌의 책에 대해 "과학적으로 달에 공룡 뼈가 날아갔다는 주장은 황당해 보이지만 100% 불가능하다고 볼 수도 없다"며 "모르긴 해도 당시 상황은 분명 '세상의 끝'처럼 보였을 것"이라고 말했다.
채유진 기자 eugene@sputnik.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