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 속에 털이 자라난 희귀한 사슴이 발견됐다.

미국 사슴협회(National Deer Association)는 지난해 8월 테네시주 패러것 거리에서 비틀거리던 흰꼬리사슴(White-tailed deer) 한 마리를 포획, 두 눈에서 굵은 털이 자라는 것을 확인했다. 협회는 이 희귀한 현상을 '각막 유피종(Corneal dermoids)'이라고 최근 설명했다.

각막 유피종이란 각막에 발생하는 양성종양으로 종양 부위에 털이 함께 자라기도 한다. 이 경우 털이 지속적으로 각막에 자극을 줘 눈꼽과 각막염, 이물감에 의한 자가 손상을 유발한다. 선천적 혹은 출생 후 몇 주 이내에 발병하며, 드물게 인간과 개에게서도 관찰된다.

눈에 털이 난 사슴 <사진=미국사슴협회(National Deer Association) 공식 홈페이지>

테네시 야생생물학자 스털링 다니엘스는 "이 사슴은 빛의 밝기로 낮인지 밤인지는 구별할 수 있어도 자신이 어디로 가고 있는지 파악할 수 없을 것"이라며 "수건으로 눈을 가린 것과 흡사하다"고 말했다.

이 사슴은 발열과 심각한 조직 부종은 물론 인간에 대한 공포 상실을 유발하는 EDH바이러스 감염증도 앓고 있었다. 조지아대학교 수의학과 니콜 네메스 교수는 "각막 유피종을 가지고 태어났음에도 1년 이상 생존했다"며 "사슴이 시간이 지남에 따라 감소된 시야에 적응하고 살아남을 수도 있다"고 언급했다.

이번에 발견된 사슴처럼 모든 각막 유피종이 각막 중앙을 덮는 것은 아니다. 일부는 각막과 안구 대부분을 싸고있는 흰색 공막이 만나는 부분에 형성되기도 한다. 이 경우 시야가 흐릿해지지만 심각한 시력 문제를 일으키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눈에 난 털을 제거해도 시력이 개선되지는 않는다는 게 전문가들 설명이다.

채유진 기자 eugene@sputnik.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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