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은 지 하루만 지나면 찝찝해지는 속옷. 개인차는 있겠지만 속옷은 매일 갈아입는다고 생각하기 마련인데, 미국의 한 의류 스타트업은 몇 달간 빨지 않아도 뽀송뽀송해 물이며 시간을 절약해주는 신기한 제품을 선보였다.
화제의 업체는 미국 미네소타주에 기반을 둔 ‘허크리온(HercLeon)’이다. 이들은 지난해 세상에서 가장 깨끗한 속옷이라며 ‘크리비(Kribi)’를 선보였다. 인터넷 크라우드펀딩 인디고고(Indiegogo)를 통해 자금 1억7000만원을 모으는 데도 성공했다.
이 회사는 크리비에 ‘스스로 세탁하는 속옷(Self-Cleaning Underwear)’이란 자신만만한 설명을 붙였다. 속옷을 구성하는 섬유 소재가 세균을 죽여 청결함을 유지한다는 게 회사 주장이다.
이뿐만이 아니다. 더운 여름 크리비는 착용 부위를 시원하게 해 청량감을 주고, 추운 겨울에는 반대로 착용 부위를 보온해 체온유지를 돕는다. 흡수력이 강해 땀을 물처럼 흘려도 새옷 같은 느낌이 오래가게 도와준다. 며칠을 입어도 피부에 부담을 주지 않는 부드러운 촉감은 기본. 게다가 자외선까지 막아준다니 이쯤 되면 최첨단 속옷이라 불러도 좋을 법하다.
크리비의 놀라운 능력은 소재에서 비롯됐다. 세탁 없이도 냄새가 나지 않고 오래 입을 수 있는 셀프 클리닝 비결은 회사가 개발한 특수섬유다.
허크파이버(HercFiber)라고 명명된 이 섬유는 구리섬유를 기반으로 제작한다. 구리섬유는 항균성이 우수해 감염을 억제하고 피부안정에 도움을 주는 효과가 이미 입증됐다. 최근 국내의 한 업체가 구리섬유의 이런 기능에 착안, 요실금팬티를 선보였다.
허크리온은 구리섬유 특유의 항균성에 대나무와 유칼립투스, 너도밤나무의 통기성과 소취력을 더해 기능성을 키웠다. 덕분에 허크파이버로 제작한 크리비는 세균을 파괴할 뿐만 아니라 세탁 없이 오래 입어도 냄새가 나지 않고 습기가 차지 않는다는 게 회사 설명이다.
크리비는 허크리온 창업자가 아이슬란드 여행 중 떠올린 아이디어에서 비롯됐다. 가방에 구겨 넣은 속옷과 셔츠에서 냄새가 난 게 계기가 됐다. 바쁜 직장인이나 여행자가 세탁할 필요 없는 속옷 한 벌만 챙긴다면 얼마나 편할까 생각에 잠긴 그는 여행에서 돌아오자마자 크리비 개발에 착수했다.
이 창업자는 “단언컨대 크리비는 오래도록 빨지 않아도 안심하고 착용 가능하다”며 “속옷은 매일 갈아입어야 한다는 고정관념만 이겨낸다면 시간과 물이 절약되고 나아가 지구환경과 인류의 삶도 현재보다 훨씬 나아질 것”이라고 자신했다.
이윤서 기자 lys@sputnik.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