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텍사스를 강타한 한파와 눈 폭풍으로 정전 및 물부족 등 혼란이 벌어진 가운데 동물들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
텍사스주 휴스턴 당국에 따르면 텍사스의 한 자동차정비소에서는 개 6마리가 버려진 채 발견됐고, 그 중 한 마리는 생명을 잃고 말았다.
또 한 견주는 반려견 8마리를 추위 속에 방치한 혐의로 조사 받고 있다. 반려견들은 심각한 영양실조에 시달리고 있었고 한 마리는 심지어 턱뼈가 부러졌다.
이에 따라 주 당국은 반려견 방치에 대해 강력한 경고를 발표했다. 해리스카운티 에드 콘살레스 보안관은 “텍사스 법은 악천후시 반려동물을 집 안에 들이도록 하고 있다"며 "이런 상황에 개가 안으로 들어오지 못하게 묶어두는 등의 행위는 불법이며, 동물학대 태스크포스팀이 이를 면밀하게 조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텍사스주에서는 현재 수백만 명이 혹한과 정전, 물 부족으로 고통받고 있다. 이런 와중에 미처 신경 쓰지 못했거나 방치된 반려동물에 대한 신고도 잇따르고 있다.
당국은 물론 민간단체들도 반려동물 구조에 나섰다. 동물보호단체들은 홈페이지나 SNS 등을 통해 동물을 돕는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길을 잃은 반려동물들을 예의주시하는 것은 물론 동물들이 자동차의 온기에 기댈 수 있기 때문에, 시동을 걸기 전 후드를 두드려 경고할 것을 권하고 있다. 동물이 얼음 위에서 넘어져 다칠 것을 대비해 종이 등으로 얼음 위를 덮으라는 충고도 나왔다.
이밖에 민간단체들은 동물들을 돕기 위한 기부도 요청하고 있다. 사료나 용품은 물론 끓는 물에 대한 수요가 많다. 발전기를 가동할 연료도 필요한 것으로 알려졌다.
텍사스 지역은 지난 23일 기온이 영하 18℃까지 떨어지며 나무 위에서 새들이 얼어 죽은 채 발견됐다. 수천 마리의 바다거북이 추위에 마비된 채 수면까지 밀려와 긴급 구조되는 등 보기 드문 '동물 수난시대'가 이어지고 있다.
채유진 기자 eugene@sputnik.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