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의 뇌파를 읽어 문장으로 변환하는 인공지능(AI) 기술이 등장할 전망이다.
미국 캘리포니아주립대학교는 8일 발표한 논문에서 사람의 뇌파 변화를 AI가 학습, 문장으로 변화하는 기술을 개발 중이라고 밝혔다. 이들의 연구과정은 국제학술지 네이처 뉴로사이언스에도 게재됐다.
연구팀은 간질을 앓는 환자 4명을 동의를 거쳐 실험에 동원했다. 피실험자 전원에 뇌파측정기를 부착한 연구팀은 “티나 터너는 팝가수다” “도적단은 보석 30개를 훔쳤다” 등 단순한 문장 50개를 여러 번 소리 내 읽게 하면서 뇌파를 측정했다.
이후 연구팀은 기계학습에 의해 얻어진 피실험자들의 뇌 활동 데이터를 각 문장에 대응하도록 수치화했다. 이를 다시 발성된 내용과 확실히 연결시키기 위해 신경활동 패턴에서 예측되는 소리와 실제 녹음된 음성을 비교, AI를 학습시켰다.
그 결과 AI는 의미를 알 수 없는 문장만 계속 읊어댔다. 그러나 실제 목소리 속 음성과 비교하며 학습을 계속한 결과 수치와 단어의 관계성, 특정 단어와 자주 연결되는 단어의 패턴 등을 익히면서 문장이 점차 다듬어졌다.
최종적으로 완성된 문장 정밀도는 피실험자에 따라 차이를 보였다. 학습을 반복한 결과 문장이 실패할 확률은 35% 정도로 파악됐다.
연구팀은 “이는 종래의 문장 출력 시스템에 비하면 꽤 정확한 수준”이라며 “완벽하지는 않지만 실용화는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또 “실험에서 사용된 것처럼 단문이 아니라 많은 글로 구성된 문장을 구사하려면 당분간 AI가 더 많은 실수를 반복해야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번 실험에 대해 연구팀은 AI시스템이 뇌신경 활동에 영향을 주는 단어를 특정하거나 영어의 일반적 패턴을 조합하는 방식으로 문장을 훈련하는 것으로 판단했다.
눈여겨볼 점은 AI의 훈련에 사용되는 데이터를 기록하기 위해 각 간질 환자가 불과 40분도 소요하지 않았다는 사실이다. 연구팀은 이 짧은 시간에 AI 시스템이 전례 없이 높은 수준의 문장을 실현했다는 점에 의미를 부여했다.
연구팀 관계자는 “이번 실험 결과를 토대로 사람의 뇌파 변화를 문장으로 변환하는 시스템이 개발되면 사고나 질병으로 언어능력을 잃어버린 사람들에게 새로운 인생을 열어주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윤서 기자 lys@sputnik.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