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잠든 동안 뇌는 꿈을 지키기 위해 외부 정보를 적극 차단한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프랑스 국립과학연구센터를 주축으로 하는 글로벌 연구팀은 최근 실험을 통해 사람이 잠에 빠졌을 때 뇌는 음성이나 소음 등 외부 정보를 차단하기 위해 분주하게 움직인다고 9일 밝혔다. 실험결과는 국제학술지 커런트 바이올로지(Current Biology)에도 소개됐다.
일반적으로 꿈을 꾸는 렘수면 상태에서 사람의 뇌는 깨어있을 때와 비슷한 수준으로 활동한다. 렘수면 도중 사람 몸이 멋대로 움직이는 것을 막기 위해 근육으로 가는 정보를 차단하는 것도 뇌의 역할이다. 다만 안구는 움직일 수 있는데, 렘(REM)이란 바로 급속 안구운동(Rapid Eye Movement)의 머리글자를 딴 것이다. 이런 안구 움직임은 사람이 꿈을 꾸는 신호로 받아들여진다.
연구팀은 피실험자들에게 아침잠을 자게한 뒤 각 뇌파를 관찰했다. 아침잠은 꿈을 꾸기 쉽다고 알려져 있다. 이후 꿈을 꾸는 뇌가 외부 소리에 어떻게 반응하는지 알아보기 위해 참가자들에게 프랑스어 이야기와 무의미한 말소리가 뒤섞인 음성파일을 들려줬다.
그 결과 얕은 잠에서는 마치 깨어 있을 때와 마찬가지로 뇌가 의미 있는 스토리에 우선 반응했다. 반면 렘수면에 들어가자 뇌 활동에 의해 이런 음성이 적극적으로 차단됐다.
이에 대해 연구팀 관계자는 “수면 중 뇌는 꿈을 꾸는지 여부에 따라 외부로부터 들어오는 정보를 취할지 아니면 버릴지 활발히 움직이는 것으로 추측된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꿈은 감정 밸런스를 조정하거나 그날의 기억을 저장하는 역할을 한다”며 “위와 같은 뇌의 취사선택은 소중한 꿈의 세계를 지키기 위한 일종의 보호장치로 판단된다”고 덧붙였다.
이윤서 기자 lys@sputnik.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