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항공우주국(NASA)의 달 유인 탐사 프로그램 '아르테미스(Artemis)'를 위한 첫 로켓 발사가 올 11월로 다가옴에 따라, 달에서 인간의 지속적 생존을 가능하게 할 갖가지 아이디어가 나오고 있다.
최근 하버드대학교 연구팀이 달 전력 공급을 위해 고층의 집광판 타워를 건설하자는 제안을 한 데 이어 이번에는 '거울을 이용한 전력 공급 시스템'이 등장했다.
NASA 랭글리연구센터 찰스 테일러는 '라이트 벤더(Light Bender)'라는 아이디어를 NASA의 NIAC(Innovative Advanced Concepts) 프로그램에 제출했다. NIAC은 NASA의 우주 탐사 목표를 발전시키는 데 도움이 될 광범위하고 혁신적인 아이디어를 모집하는 프로그램이다.
테일러의 제안은 이미 사용 중인 헬리오스탯(heliostat)과 카세그레인식 망원경(Cassegrain reflector), 프레넬 렌즈(Fresnel lens) 등에서 착안했다. 헬리오스탯은 거울을 이용해 정해진 목표를 향해 햇빛을 계속 반사하는 장치다. 카세그레인식 망원경 역시 오목거울과 볼록거울을 이용해 빛을 반사하는 원리에 착안한 망원경이다. 프레넬 렌즈는 등대에서 사용 중인 렌즈다.
즉, 달 표면 중 태양광이 드는 지역에 거울을 설치해 빛을 반사, 한 곳에 모은 뒤 이를 빛이 닿지 않는 지역에 공급하자는 아이디어다. 테일러는 “이 방법은 빛을 한 번만 전기로 변환하기 때문에 핵발전이나 대량의 케이블이 필요한 전통적인 전력 공급 시스템보다 우수하다"며 "라이트 벤더를 도입하면 기존 방법보다 투입되는 자원의 양이 5배 감소한다"고 설명했다.
또 달 전초기지뿐 아니라 멀리 임무를 수행하기 위해 떨어져 있는 탐사 로버나 달 표면에 물이나 레골리스(Regolith, 달 토양)를 채취하는 시설 등에도 손쉽게 전력을 공급할 수 있게 된다.
전력 생산량 역시 현재 검토 중인 핵발전 시스템과 비교해 떨어지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거울은 단위시간 당 48㎾의 태양광을 수집하며, 최종 전력은 거리에 따라 달라지지만 1㎞ 안에서는 단위시간 당 최소 9㎾가 전달된다고 계산했다. 이는 핵발전 시스템의 10㎾와 큰 차이가 없다.
이밖에도 태양광 수집기의 갯수만 늘이면 총 전력량을 쉽게 확장할 수 있는 등 가변성이 뛰어나다는 것도 장점으로 꼽혔다.
테일러의 제안은 NASA의 1차 평가를 통과, 현재 시스템 제작에 대한 본격적인 가능성 검토 단계로 넘어갔다. 향후 9개월간 타당성 조사를 마치면 최종적으로 현장 반영 여부가 결정된다.
특히 테일러는 렌즈 성능 개선과 함께 렌즈가 달 표면에 착륙한 뒤 자율적으로 최적의 태양광 채집 장소를 찾아낼 수 있게 하는 방법을 연구 중이라고 밝혔다.
채유진 기자 eugene@sputnik.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