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에서 새로 발견된 거미에 '니모(Nemo)'라는 이름이 붙었다.

호주의 사진작가이자 거미 애호가 샤릴 할리데이는 지난해 호주 남부 마운트 갬비어 근처 습지에서 특이한 거미를 발견하고 그 사진을 페이스북에 올렸다. 이는 멜버른 빅토리아박물관 거미 분류학자 조셉 슈베르트의 관심을 끌었다. 슈베르트는 이제까지 공작거미 9종을 새로 발견해 이름을 붙인 전문가다.

<사진=조셉 슈베르트, 호주 빅토리아박물관>

연락을 주고 받은 끝에 슈베르트는 지난해 11월 할리데이로부터 5개의 표본을 건네 받았다. 지난달 25일 '진화 분류학' 저널에 연구 결과를 발표하며 새로운 종에 '마르투스 니모(Maratus nemo)'라는 이름을 붙였다. 마르투스는 공작거미속이라는 뜻이고, 니모는 알려진대로 픽사의 애니메이션 '니모를 찾아서(2003)'에 등장하는 흰동가리(yellowtail clownfish)의 이름이다.

다른 공작거미 종과 마찬가지로 니모의 선명한 색상은 수컷에서만 나타난다. 암컷은 다른 종과 똑같이 갈색을 띠기 때문에 구별하기 쉽지 않다. 

수컷은 짙은 갈색 바탕에 흰색 털이 뒤덮인 몸통을 가지고 있으며 발끝과 관절 부분은 주황색이 도드라진다. 특히 화려한 주황색과 흰색 줄무늬의 얼굴 부분은 영화 속 니모를 절로 떠올리게 한다.

연구에 따르면 니모는 쌀알만한 크기로 수컷은 길이가 4.25㎜ 이하이고 암컷은 5㎜ 이하에 불과하다. 또 니모는 다른 공작거미 수컷들과 마찬가지로 정열적인 구애의 춤을 춘다. 연구 결과 수컷은 다리를 들어 일부를 구부린 채로 천천히 흔들며 춤을 시작한다. 암컷이 가까이 다가오면 근처에 있던 나뭇잎이 바스락거릴 정도로 몸통을 열광적으로 흔들어댄다. 

슈베르트는 "이 춤은 실험실 환경에서 발견된 일부에 불과하며, 야생에서는 더 다양하고 정열적인 춤을 보여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사진=영화 '니모를 찾아서' 스틸>

현재까지 과학자들은 92종의 호주 공작거미를 발견해 이름을 붙였다. 이 중 76종은 발견한 지 10년이 안 됐다. 게다가 호주의 야생동물들 역시 서식지 파괴 및 산불, 살충제 등으로 위협을 받는 상태라 니모와 같은 종을 찾아내는 것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슈베르트는 "호주의 다양한 생물 중 약 30%만이 공식적으로 보고됐기 때문에 종들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알기도 전에 잃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채유진 기자 eugene@sputnik.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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