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에만 비가 내리는 것은 아니다. 과학자들은 태양계 행성들의 대기를 분석한 결과 다양한 형태의 비가 내린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지구에서는 물이 떨어지지만, 화성에서는 이산화탄소(드라이아이스) 비가 내리고, 목성에서는 헬륨과 암모니아 우박이 쏟아진다. 토성의 위성 타이탄에서는 메탄 또는 액화천연가스 비가, 금성에서는 황산 비가 내린다. 심지어 해왕성에서는 극도로 높은 압력 때문에 다이아몬드와 흡사한 탄소 화합물이 내린다. 조건이 맞다면 일부 행성에서는 철이나 석영이 쏟아질 수도 있다.

행성별 비 인포그래픽. 화성과 타이탄은 기온으로 인해 액체상태가 아니다. <사진=AGU 공식홈페이지>

이처럼 성분은 제각각이지만 각 행성에 내리는 비에는 공통점이 있다. 모든 빗방울의 크기가 거의 같다는 사실이다. 미국 하버드대학교 케이틀린 로프터스 교수 등 연구팀은 6일 미국 지구물리학회(AGU) 저널을 통해 이같은 사실을 밝혔다.

연구팀에 따르면 여기에는 두 가지 원인이 있다. 작은 빗방울은 증발하고, 큰 빗방울은 작은 빗방울로 분리된다는 설명이다. 반경이 1㎜ 미만은 지면에 닿기 전에 증발하는 반면, 반경이 몇 ㎜ 이상인 큰 것들은 평균 크기에 가까운 방울로 분할된다. 큰 행성에서도 크기는 큰 차이가 없다. 목성이나 토성의 비도 크기와 모양은 지구나 화성과 비슷하다.

목성의 암모니아 우박을 설명하는 그래픽 <사진=미 항공우주국(NASA) 공식홈페이지>

빗방울을 구성하는 물질도 빗방울 크기에는 큰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타이탄의 경우 중력과 날씨 패턴이 지구와는 온전히 다른데도 메탄 방울 중 가장 큰 것이 지구 빗방울의 평균 두 배 정도에 불과하다는 것을 발견했다.

하지만 왜 각 행성의 빗방울이 비슷한 크기를 갖는지는 확실하게 밝혀지지 않았다. 연구팀은 빗방울을 구성하는 물질의 밀도 및 표면 장력과 관련이 있다고 추정했다.

화성 <사진=pixabay>

물론 빗방울 크기의 균일성에 대한 이유를 찾는 것만이 의미있는 것은 아니다. 다른 행성에서의 빗방울 형성 과정을 밝히면 외계 행성의 대기를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연구팀은 가까운 미래에 고성능 외계 행성 관측 위성이 발사되면 행성 대기 연구에 큰 진전이 있을 것으고 기대했다.

채유진 기자 eugene@sputnik.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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